광고닫기

[사설] 비거주 1주택자까지 불이익 시사, 국민은 혼란스럽다

중앙일보

2026.02.05 07:23 2026.02.05 20:57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연일 이어지는 대통령의 부동산 관련 언급이 전선을 넓혀 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어제 X(옛 트위터)에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요?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주거용이 아니면 그것도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라고 했다.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1주택자의 ‘상급지 갈아타기’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불이익을 시사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에도 “비거주 1주택도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 보유했다고 세금 감면은 이상해 보인다”면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가 매물을 막고 투기를 권장하는 꼴”이라고 했다.

현행 장특공제 제도는 주택 보유 및 거주 기간이 길수록 양도차익의 일부를 공제하는 제도로, 1주택자의 경우 최대 8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집을 한 채만 가진 국민 대다수의 주거 안정과 자산 형성을 위한 장치지만, 최근 ‘똘똘한 한 채’ 현상 속에 고가 주택 보유자들의 절세 장치로 활용되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측면도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SNS를 통해 1주택자에 대한 불이익까지 공개 거론하고 나선 건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다. 1주택자에 대한 장특공제는 오랜 기간 주택 정책의 근간을 이뤄 왔던 제도다. 일몰을 앞두고 있었던 다주택자 중과세 유예 중단과는 다르다. 역대 정부는 진영을 불문하고 다주택 보유에 불이익을 부과하면서 1가구 1주택을 유도해 왔다.

현실적으론 직장이나 자녀 교육 등의 이유로 보유 주택이 아닌 곳에 거주하는 비거주 1주택 사례가 부지기수다. 1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는 그동안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바뀌는 일이다. 정부 정책에 성실히 부응한 이들까지 투기꾼마냥 불이익을 가해야 하는지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용어와 모호한 발언은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반발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 부동산 정책처럼 온 국민의 이해관계가 걸린 정책일수록 현실을 고려하고 숙의의 과정을 거칠 때 비로소 국민 공감을 얻고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