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상호관세 25% 인상 압박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최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화상회의를 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관세 인상 철회 또는 보류를 요청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으나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관세 인상을 위한 공식 절차인 미국의 관보 게재를 막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되 부과 시점을 늦추는 ‘플랜 B’를 고민할 정도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원자력추진잠수함 건조, 농축 및 재처리 허용 등 양국이 합의한 주요 안보 현안과 연계하고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현재의 한·미 간 난기류를 조속히 걷어내 국익을 지키기 위해선 줄 건 주고, 받아낼 것은 받아내는 실용적 접근이 긴요하다. 우선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의지에 대한 미국의 오해를 불식시키는 차원에서 대미투자특별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야당이 기존의 국회 비준 주장을 접고, 특위를 구성한 뒤 한 달 안에 법안을 처리키로 한 것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또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의 언급대로 특별법 처리 이전이라도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예비 검토를 하는 것도 투자 속도에 대한 미국의 의구심을 완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이와는 별도로 지금처럼 민감한 시점에 쿠팡 사태나 온라인플랫폼 법안 등 비관세 장벽, 비무장지대(DMZ)의 한국·유엔사 공동 관리 등 양국 간 마찰이 우려되는 사안은 정치 논리를 배제하고 상황 관리를 위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런 사안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10대 그룹 총수들은 그제(4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청년 고용과 지방 투자 확대 간담회에서 향후 5년간 270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기업이 돈을 벌어야 국내 투자도, 세수 확보도 가능하다. 미국이 관세를 25%로 다시 인상하면 지난해 현대자동차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든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국내 기업의 대미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한·미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변수들을 잘 조율하고 관리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