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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당부에도 여당 마이웨이 “보완수사권 못 준다”

중앙일보

2026.02.05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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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5일 신설되는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 대신 보완수사요구권만 부여하기로 했다. 예외적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재명 대통령의 말과는 다른 길을 택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중수청·공소청 설치법, 형사소송법 개정 의견을 이번 주 중 정부에 전달할 방침이다.

의총의 최대 쟁점은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였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78년간 검찰이 무소불위로 휘둘러왔던 수사·기소권 등 검찰의 권력을 분산해 민주화하는 건 시대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비공개 의총에서도 “보완수사권을 주지 않고, 보완수사요구권으로 대체하는 방향이 당의 기조”라는 정 대표 설명에 이어,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세부 방향을 설명했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은 브리핑에서 “‘보완수사권을 인정하면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라는 당초 목적이 퇴색되는 측면이 있다’는 쪽이 다수 의견이었다”며 “검찰 개혁에 대한 지지자들의 열망을 생각할 때 이는 상징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사 지연 등 우려에 대해서는 “피해자들이 수사 미진·지연으로 억울하게 피해를 받지 않도록 공소청이 충분하게 의견을 개진하고, 따르지 않을 경우 사실상 강제하는 식으로 개정 방안을 준비했다”고 김 수석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관계자는 “기한을 정해서 보완수사를 완료하도록 요구하고, 따르지 않으면 시정조치·징계요구 권한을 행사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 방안도 필요하다”(임미애 의원)는 우려는 상대적으로 소수였다고 의총 참석자들은 설명했다. 정 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도 “검찰 개혁은 이재명 정부의 깃발이고 상징이다. 어떠한 경우도 깃발과 상징이 훼손돼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날 결정은 지난달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밝힌 이 대통령의 입장과 배치된다. 이 대통령은 회견 이튿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개혁 조치가 국민과 개인의 고통과 혼란만 가중시킨다면 그것은 개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당부했다. 김한규 수석은 “청와대와 의견을 나누진 않았다”며 “요구 사항이 반영되지 않으면 상임위와 당정 협의를 통해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소청장의 명칭도 정부안과 달라진다. 정부안은 검찰총장 임명 절차가 헌법(89조)에 규정돼 있는 점을 고려해 ‘검찰총장’이란 명칭을 유지하자는 것이나, 민주당은 공소청장의 명칭을 달리 정하고 ‘공소청장이 검찰총장을 겸한다’는 규정으로 위헌 논란을 회피하자는 입장이다.

한편, 민주당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수사 인력 구조를 일원화하기로 했다. 이 역시 지난달 12일 공개된 정부안을 뒤집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중수청 인력 구조를 변호사 자격을 가진 ‘수사사법관’과 일반 ‘전문수사관’으로 나누는 형태로 설계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검사·수사관으로 이원화된 검찰 구조와 다를 게 없다”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를 따랐다. 김 수석은 “경찰이나 검찰 수사관도 중수청장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영익.오소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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