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 전 서울시의원이 강선우(전 더불어민주당) 무소속 의원에게 공천받기 위해 준 1억원을 돌려받지 않으려고 수차례 회피했다는 강 의원의 진술을 경찰이 확보했다.
경찰은 5일 “서울중앙지검에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외에도 배임수·증재 혐의가 적용됐다. 공천 관련 금품수수를 금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공소시효(6개월)가 지나 배임수재(강선우) 및 증재(김경) 혐의를 적용했다. 당초 경찰은 뇌물죄를 적용하려고 했으나 정당 공천은 자발적 조직의 의사 결정으로 뇌물죄의 구성 요건인 공무가 아닌 당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추가 수사 과정에서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시의원은 2022년 1월 강 의원과 그의 전 보좌관 남모씨를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만나 시의원 후보로 공천받기 위해 1억원이 든 쇼핑백을 전달했다. 하지만 강 의원은 “쇼핑백에 1억원이 있다는 사실을 그해 4월 20일에야 알았다”는 입장이다. 그날 있었던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 공관위원이었던 강 의원이 “(김 전 시의원이 아닌) 여성 청년으로 멋지게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발언했고, 이 사실이 알려지자 김 전 시의원이 “돈을 줬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항의하면서 1억원의 존재를 뒤늦게 알았다는 게 강 의원의 주장이다.
강 의원은 지난 3일 경찰 조사에서 “김 전 시의원에게 돈을 돌려주기 위해 수차례 시도했지만, 계속 회피해 바로 돌려줄 수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강 의원은 “김 전 시의원이 피할 수 없도록 4월 27일 시·구의원 후보자들을 모두 한곳에 모으는 일정까지 만들었다”며 “그런데 김 전 시의원만 ‘선친의 추도식 일정이 있다’며 오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강 의원은 또 “4월 말~5월께 지역 사무실로 김 전 시의원을 다시 불러냈으나 도착하자마자 ‘옷을 갈아입겠다’며 시간을 끈 다음 휙 가버렸다”며 “그 이후에도 김 전 시의원의 회피 시도가 이어져 반환이 지연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그해 8월 중순에야 성사됐다. 강 의원은 당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 일식당에서 김 전 시의원을 만나 “돈인 줄 몰랐다. 받을 생각도 없었다”며 “돌려주려고 뵙자고 했다”고 말했는데 김 전 시의원은 “안 받고 싶다. 이런 말씀 하실 줄 알았으면 약속도 안 잡았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김 전 시의원이 강 의원에게 “아잉 안 주시면 안 돼요?”라고도 말했다고 한다.
강 의원은 “결국 지하 주차장에서 쇼핑백을 차(카니발)에 실어주면서 반환했다”며 “김 전 시의원이 주차장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와 차 문 앞에서까지도 ‘아이잉 진짜로 안 받으면 안 되냐’며 피하려고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돈을 돌려받은 이후 김 전 시의원 측이 강 의원에게 쪼개기 후원을 시도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2022년 10월 8~11일 나흘간 후원금 8200만원이 한꺼번에 입금됐고, 후원자 17명 중 16명이 후원금 최대 한도인 500만원씩을 보냈다고 한다. 강 의원은 지난달 20일 경찰에 “다들 김씨 추천으로 돈을 보냈다고 해 즉시 반환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김 전 시의원은 “후원금은 강 의원의 요구에 따른 것이었다”고 밝혔지만 강 의원은 “후원금을 요구했으면 왜 반환했겠느냐”(4일 페이스북)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