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동화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재정 규정 위반이라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 레스터 시티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승점 6이 삭감되면서 순위는 강등권 바로 위까지 밀려났다.
잉글랜드 풋볼 리그는 6일(한국시간) “레스터 시티가 2023-2024시즌까지 3년간 리그 수익성 및 지속가능성 규정(PSR)을 위반했다”며 챔피언십 승점 6 삭감 징계를 부과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제재는 즉시 적용됐다.
징계의 배경은 명확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독립 조사위원회가 레스터의 PSR 위반을 인정하고, EFL에 승점 삭감을 권고한 데 따른 결정이다.
레스터는 2025-2026시즌 챔피언십 30경기를 치른 현재 10승 8무 12패, 승점 38을 쌓고 있었지만 이번 제재로 승점이 32로 줄었다. 순위는 17위에서 20위로 추락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은 강등권과의 미세한 거리다. 레스터는 승점이 같은 22위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보다 골 득실에서 앞서 강등권(22~24위) 바깥에 간신히 머물러 있다. 하지만 흐름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이번 사안의 뿌리는 지난 시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레스터는 2023-2024시즌 챔피언십 우승으로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확정하면서 구단 재정 규정 위반에 대한 EFL의 조사가 프리미어리그로 이관됐다. 이후 지난해 5월 EPL 독립 조사위원회에 회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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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는 무거웠다. 프리미어리그에 따르면 레스터는 3년 평가 기간(2022~2024년) 동안 PSR 허용 기준을 2080만 파운드(약 413억 원) 초과했다. 여기에 정해진 기한까지 연례 재무제표를 제출하지 않은 점도 규정 위반으로 판단됐다. 최대 12점 삭감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상황에서, 레스터는 6점 삭감에 그쳤다.
그럼에도 구단의 반응은 냉랭했다. 레스터는 “여러 참작 사유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과도한 처사”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재정 압박과 스포츠적 성과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어려웠다는 항변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레스터는 ‘기적’의 상징이다. 2015-2016시즌, 도박사들이 5000분의 1 확률을 매겼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축구 역사에 남을 동화를 썼다.
그러나 이후의 궤적은 롤러코스터였다. 2022-2023시즌 리그 18위로 강등된 뒤, 곧바로 챔피언십 우승으로 복귀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다시 18위에 그치며 한 시즌 만에 내려왔다.
현재 상황은 더 불안하다. 마르티 시푸엔테스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부임 6개월 만인 지난달 경질됐다. 사령탑 공백 속에서 승점 삭감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남은 시즌의 목표는 명확하다. 강등을 피하는 것, 그리고 흔들린 신뢰를 다시 세우는 것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