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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평당 3억, 여긴 한채 3억…나도 힘들다" 경남 찾은 李 한숨

중앙일보

2026.02.05 22:20 2026.02.06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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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경남 거제와 창원을 차례로 찾아 “수도권에서 거리가 멀수록 더 두텁게, 더 과감하게 지원해서 남부권이 해양수도로 발돋움하는 ‘5극 3특 체제’로의 대전환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6일 오전 경남 거제에서 열린 남부내륙철도 착공식에 참석해 “오늘은 한계에 달한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벗어나 지방주도성장의 새로운 문을 열어젖히는 역사적인 날로 기억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남부내륙철도는 단순히 선로 하나를 놓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수도권에 모든 것이 집중된 ‘일극 체제’에서 벗어나 지역의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국토 대전환’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경남 거제시 견내량 인근에서 열린 남부내륙철도 착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30년 개통을 목표로 하는 남부내륙철도는 경남 거제시에서 고성군을 경유해 경북 김천시까지 연결하는 철도망이다. 완공되면 서울에서 거제까지 이동시간이 현재 4시간대에서 2시간 50분으로 줄여준다. 오랫동안 PK(부산·경남) 지역 숙원 사업이었으나, 2019년 1월 문재인 정부가 ‘국가 균형발전 프로젝트’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 사업으로 선정된 이후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시기 대한민국은 자원과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에 모든 자원과 기회를 한쪽으로 몰아서 소위 ‘몰빵’하는 전략을 구사했다”며 “그러나 이런 일극 체제, 불균형 성장 전략이 한계를 맞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으로 모든 것이 몰리면서 자원과 기회가 비효율을 노정하고 있다”며 “이제 균형성장·균형발전을 대한민국 생존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오후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날 행사에는 여야 경남지사 후보로 꼽히는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과 박완수 경남지사를 비롯해, 이철우 경북지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 바로 뒤에 서서 행사장에 입장한 김 위원장은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고, 행사 내내 이 대통령 옆자리를 지켰다.

이 대통령은 오후엔 경남 창원으로 이동해 경남 주민 300여 명과 ‘타운홀 미팅’ 행사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요새 서울 수도권은 집값 때문에 시끄럽다”며 “제가 그것 때문에 좀 힘들다. 저항감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강남은) 아파트 한 평에 3억원씩 하고, 여긴 아파트 한 채에 3억원. 그게 맞느냐”며 “왜 이렇게 됐냐. 근본적으로 수도권 집중 때문”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도 수도권 인구는 계속 늘어나는데, 지역에선 사람은 직장이 없어 떠나고 기업은 사람이 없어서 못 온다”며 “이 문제는 정치가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결국 국민이 한다”며 “‘저 사람 잘하니 기회를 한 번 더 줘야지’ ‘저 사람 문제 있으니 지금 당장 내쫓아야지’ 하고 실제 행동해서 그렇게 만들면 정치하는 사람들이 국민의 뜻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난 노란색 좋아, 부모 죽여도 내 인생 망쳐도 노란색이 좋다’ 하면 (정치인이) ‘나 노란색 확실하다’ 이렇게 살아남는다”며 “결국 (그 정치인이) 내가 내는 세금으로 자기 잇속 챙기는 거 아니겠냐”라고도 말했다.

‘임금 격차 해소’에 대한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 참석자가 항공산업 분야 근로자들의 임금이 너무 낮다는 문제를 제기하자, “우리나라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임금 격차가 너무 심하다”며 “어떻게든 이를 해결해야 하는데 사실 지금 엄두가 안 난다. 일단 부동산 문제를 정리하고 나서 한번 (해결책을 모색할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최저임금을 올리는 일은 저항이 엄청날뿐더러 고용주 부담이 너무 커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된다”며 최저임금 인상 주장엔 거리를 뒀다. 대신 “최저임금과 적정임금은 다르다”며 사업장에서 적정 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도 다 최저임금으로 고용하는데, 앞으로는 정부는 고용할 때 적정임금을 주도록 방침을 정할 것”이라며 “이렇게 얘기를 하면 어디서 ‘돈이 남아도느냐’며 욕을 하겠지만, 그래도 할 것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오후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편, 이날 행사에서 정부 참석자들은 저마다 경남 지역의 인연을 강조했다. 경남 창원 소재 두산에너빌리티 사장 출신인 김정관 산업통상부장관은 주제 발표에 앞서 “저도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창원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가리켜 “우리 ‘하GPT’(하 수석의 별명)도 경남 출신이라던데”라고 말하자, 하 수석은 “제가 부산 출신이지만, 2004~2005년도엔 경남 삼성거제조선소에서 시스템을 열심히 개발했었다”며 “현재 본가 주소가 경남 창원시 진해구로 돼 있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다들 책임지세요. 잘해서 경남 책임지라”고 했다. 이 행사장에서도 김 위원장은 연단 위 이 대통령 옆 자리에 앉았다.



오현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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