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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미수도 유죄"…생일상 차린 子 사제총 쏜 60대 끔찍 그 순간

중앙일보

2026.02.05 23:10 2026.02.05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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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에서 생일상을 차려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60대 남성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계획적으로 범행한 점 등을 고려해 중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사제 총기 살해 사건 피의자 A 씨(62·남)가 인천논현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범행 치밀하게 계획해 저질러”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 김기풍)는 6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살인·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63)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또 20년간 위치 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중요하고 고귀한 절대적 가치”라며 “피고인은 아들을 살해하고 나아가 며느리, 손주 및 지인까지 살해하고 본인 아파트에 인화성 물질을 설치해 다수의 이웃 주민을 심각한 위협에 처하게 하는 등 죄질이 무겁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봤다. “피고인은 범행 1년 전부터 총기를 직접 제작하고, 20년 전 구매한 총알의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 개조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했다”면서 “범행을 예상 못한 아들은 생일파티를 해주다 아버지에게 참변을 당했다”며 중형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엄벌을 탄원하는 점, 살인죄는 인정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아들뿐 아니라 다른 가족도 분명한 살해 의도”

재판부는 A씨의 다른 가족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했다. “A씨는 아들을 살해한 뒤 재장전된 총을 들고 다른 가족들에게 다가갔다”면서 “이들이 피신한 방문을 열려 하며 상당한 시간 위협적인 언사를 하는 등 피해자들에 대한 살해 의도를 분명히 보였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7월 20일 오후 9시 31분쯤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로 산탄 2발을 발사해 자신의 생일 파티를 열어준 아들 B씨(33)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당시 집 안에 있던 며느리와 손주 2명, 외국인 가정교사 등 4명도 사제 총기로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았다.

사건 직후 A씨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자택에서는 시너가 담긴 페트병과 세제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자동 점화장치가 발견됐다. 자동 점화장치는 살인 범행 다음 날 작동하도록 설정돼 있었다. 또 검찰에 따르면 A씨는 1년 전부터 범행을 계획하고, 유튜브로 사제 총기나 자동 점화장치 제조법을 배운 뒤 살상력을 높이고자 20년 전 산 실탄까지 개조했다.



“전처·아들이 고립시킨다 망상에 범행”

A씨는 성폭력 전력으로 전처와 이혼한 뒤에도 일정한 직업 없이 가족으로부터 장기간 경제적 지원을 받아왔다. 검찰은 “A씨는 전처와 아들이 수십년간 해오던 경제적 지원을 2023년 말부터 중단해 유흥·생활비가 부족하자 전처와 아들이 자신을 속이고 고립시킨다는 망상에 빠져 범행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 공판에서 “생명을 박탈하는 범죄로 극형이 불가피하다”며 사형을 구형했었다.



‘오패산 터널 총격 사건’ 이후 최악 사건

이 사건은 지난 2016년 발생한 오패산터널 총격 사건 이후 9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사제 총기 사건이다. 2016년 10월 19일 성병대(사건 당시 46)는 직접 제작한 총기와 둔기로 이웃을 살해하려다 실패한 뒤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고(故) 김창호 경감을 서울 강북구 오패산로 인근에서 총으로 쏴 살해했다. 특수강간 등 전과가 있었던 성씨는 성범죄 수사를 받아 자신이 극심한 생활고에 빠졌다는 망상에 시달리다 범행했다. 성씨의 법정 진술 등은 국민적 공분으로 이어졌고, 2019년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서울 강북구 강북경찰서 인근 시가지에서 '오패산터널 총격사건'의 피의자 성병대씨의 현장검증이 진행되었다.

당시 경찰은 불법 총포류 단속 강화에 나서는 등 대책을 마련했지만, 또다시 사제 총기로 인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청 등은 송도 총격 사건 이후인 지난해 9월 ‘사제 총기 유통방지 합동대응단’을 구성해 불법 총기 제조와 유통 고위험자에 대한 수사를 벌여 사제 총기 제조·유통 사범 19명을 검거했다. 또 불법 총기 3정, 모의 총포 338정, 조준경 272개 등 총기 부품, 도검·화약류를 대거 압수해 검찰에 넘기거나 폐기 처분했다.

또 A씨 사건 당시 부실 대응으로 질타를 받은 인천연수경찰서장에게 견책을, 당직자였던 상황관리관(경정)과 상황팀장에게는 각각 정직 2월과 감봉 1월을 의결하는 징계조치도 내렸다.





변민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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