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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발칵 뒤집은 A4 7장 '합당 문건'…"밀약의 근거" 공개 충돌

중앙일보

2026.02.06 00:05 2026.02.06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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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20260206

6·3 지방선거 전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추진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부 갈등이 연일 최고조를 향해 치닫고 있다. 6일 공개된 이른바 ‘합당 문건’을 둘러싸고 정청래 지도부와 반(反)정청래 성향 의원들이 또 한번 공개석상에서 강하게 충돌했다. 정 대표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문건이라며 유출 경위 조사를 지시했지만, 합당을 반대하는 의원들은 해당 문건을 혁신당과의 ‘합당 밀약설’ 근거로 지목했다.

문제의 문건은 ‘합당 절차 및 추진 일정 검토(안)’이라는 제목으로 중앙당 전략기획국이 지난달 27일 작성했다. 언론에 공개된 유출본은 A4 용지 7장 분량인데, 여기에는 합당 시 혁신당 측 인사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지명하는 등의 계획이 담겼다. 공동대표 체제를 세우는 대신, 지도부 자리 일부를 혁신당에 나눠주는 식의 흡수 합당을 추진한다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사전실무협의체를 가동하고, 이달 27일 또는 3월 3일까지 합당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구상도 담겨있다. 다만 당 관계자는 “내용을 보니 최신 버전이 아닌, 초기 문건이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는 전반적으로 내용이 업데이트됐다”고 전했다.

문건의 존재가 알려지자마자 혁신당은 “조국 대표를 비롯해 누구에게도 해당 문건 내용에 대한 통지나 협의가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냈다. 민주당 지도부는 만약을 대비해 만든 실무진 차원의 기초 자료라고 해명했다. 정 대표가 이날 최고위에서 “정식회의에 보고되지도 않고 논의되지도 않고 실행되지도 않았던 실무자의 작성 문건이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다”며 “사무총장께서 누가 그랬는지 엄정하게 조사해 주시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여러 가지 오해를 살 수 있는 내용들인데, 저도 신문을 보고 알았다”며 “최고위원 어느 누구도 이런 내용에 대해서 알거나 보고받지 못한 내용들”이라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왼쪽부터)·이언주·황명선 최고위원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합당 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이날 최고위는 “이 문건이 사실이라면 합당 밀약”이라고 정 대표를 추궁하는 합당 반대파의 성토로 얼룩졌다. 강득구 최고위원이 “대표가 몰랐다고 하지만 진짜 몰랐는지, 지분 안배가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이번 합당 제안이 처음부터 결론을 정해놓은 ‘답정너’ 합당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반발했다. 그러자 정 대표와 가까운 이성윤 최고위원이 “집안싸움은 담장밖으로 내지 말라는 말이 있다”며 “대표도 모르는 실무자의 문건”이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최고위 종료 후 기자들에게 “제가 합당 절차나 과거 사례를 실무자와 상의해 문건이 만들어진 것”이라며 “합당 관련 일반적 절차와 그동안의 합당 사례가 포함됐다. 이 논의 가지고 밀약설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당내에서는 문건 내용과 작성 경위, 혁신당과의 논의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요구가 종일 빗발쳤다.

의원들은 특히 문건 중 지방선거 공천에 대비해 혁신당원의 민주당 탈당·징계 이력을 검토 기준을 마련한다는 대목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합당을 열린 결말로 열어놨다면 구체적 공천 기준까지 세울 필요가 있었느냐는 논리다. 강득구·이언주·황명선 최고위원이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어떤 대단한 실무자가 지명직 최고위원 배분까지 초안을 잡느냐”며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고 사무총장이 마음대로 작성했다면 이런 사무총장이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관련 3선의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최고위 밖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연쇄적으로 나왔다. 원내대표를 지낸 4선의 박홍근 의원이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건의 구체성으로 보아 대표가 보고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며 “조국 대표와 어떤 구체적 협의가 오갔는지 숨김없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준호 의원 역시 회견에서 “지방선거 이전의 합당 추진은 지금 중단해 주길 바란다”며 정 대표에게 긴급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에 정 대표는 이날 3선 의원 간담회에서 “(한병도) 원내대표께 빠른 시간 안에 의총을 소집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일요일(8일) 비공개 최고위 때 최고위원님들과 깊은 대화의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의총에서 합당 관련 논의를 하기로 했다. 다만 이미 합당 찬반으로 갈린 당내 여론이 쉽게 봉합될지는 미지수다. 대표 정무실장인 김영환 의원은 이날 4선 이상 중진 간담회 후 “의미있는 문건 이야기는 없었다”며 “10일 재선 의원 간담회까지는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석자였던 박지원 의원도 “통합(합당)을 해야 한다. 만약 혁신당에서 서울시장, 부산시장, 대구시장에 후보를 내면 어떻게 되겠냐”고 정 대표를 두둔했다.




심새롬.강보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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