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보완수사권 문제를 두고 당정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5일 정책의원 총회를 열어 검사에게 제한적으로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정부 입장에 정면으로 맞서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를 관철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6일에도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에 대한 시대적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조선일보에 보도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인터뷰 내용과 정면충돌하는 입장이다. 정 장관은 보완수사권을 줄 수밖에 없는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정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관련 수사 사건을 언급하며 “증거를 조작하고 끼워 맞추고, 그게 검사냐 깡패냐”며 “위례신도시·대장동 사건에서 검찰 개혁이 왜 필요한지, 법 왜곡죄가 왜 필요한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정책의원총회 결과를 다시 언급한 뒤 정 대표는 “보완수사요구권을 준다는 것은 보완수사권도 주지 않겠다는 뜻,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겠다는 뜻”이라면서 “가능한 한 빠르게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중수청·공소청 설치법,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을 다룬 전날 의원총회에서, 이 밖에도 중수청의 수사 인력 구조를 기존 정부 안인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이원화 체계에서 일원화로 개편하고, 중수청의 수사 범위 9가지 중 ‘대형참사’ ‘공직자 범죄’ ‘선거 범죄’ 3가지는 제외키로 하는 등 정부안과 다른 입법 방향을 정했다.
이날 김한규 원내정책수석은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각종 우려에 관해 부연설명도 했다. 김 수석은 “(보완수사권이 폐지된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예외적 상황에 신속하게 피해자 보호를 해야 할 때’에는, 수사 기관이 (보완수사요구권을 통해) 보완수사 요청을 신속하게 따를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중수청 일원화와 관련해서는 “모든 분에게 1급~9급 직급을 부여해 다 법적으로 수사관으로 임명하되, 검찰 출신들이 올 수 있는 유인책은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부는 여당 안을 강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경찰 등 1차 수사 기관의 수사가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명칭이 보완수사권이 됐든 뭐든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검찰 개혁 결과) 반대로 억울한 피해자가 많아지고, 사건 처리 지연으로 국민 권리 구제와 인권 보호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검찰 개혁은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의 입장은 지난달 21일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입장과 궤를 같이한다.
정 대표는 이번에도 이 대통령과의 교감을 강조했다. 전날 의원총회 비공개 부분에서 정 대표는 “(지난달 13일) 성남공항에서 이재명 대통령께 ‘이대로 하면 당이 여러 가지로 어려울 것 같습니다’ 했더니, 이 대통령이 ‘당이 충분히 논의해 주도적으로 수정·변경하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한일 정상회담 차 출국하는 이 대통령과 성남공항에 배웅하러 온 정 대표가 나눈 대화를 설명한 것이다.
민주당 삼선 의원은 “강경파인 당 지도부는 보완수사권을 폐지가 본인들의 최종 입장이라는 기록을 남겨두고 싶었을 테고, 정부가 다시 반대하면 그걸 출구전략 삼아 완화된 안을 택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부담은 한 번 더 대통령이 짊어지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