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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집 차를 뒤집었다…신진서 기적의 역전승, 韓 농심배 6연패

중앙일보

2026.02.06 01:54 2026.02.06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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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중국 선전에서 열린 제27회 농심배 최종국에서 신진서 9단이 승리하면서 한국이 농심배 6연패를 달성했다. 사진은 이번 대회 한국팀 대표로 출전한 안성준, 이지현, 신진서, 박정환 9단과 홍민표 국가대표팀 감독(왼쪽부터). 사진 한국기원
신진서가 또 하나의 신화를 썼다. 한국의 농심배 6연패를 완성하고 농심배 개인 21연승을 구가했다. 이 역사적인 기록을 기적 같은 역전승으로 달성했다.

신진서(25) 9단이 6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제2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국에서 일본의 이치리키 료(28) 9단을 상대로 180수 만에 백 불계승했다. 신진서가 6년 내리 농심배 최종국에서 승리하면서 한국은 ‘한·중·일 바둑 삼국지’ 농심배에서 6연패를 이뤄냈다.

역사는 역시 쉽게 쓰이는 게 아니었다. 당대 최강자 신진서는 ‘반상의 이순신 장군’이기도 하다. 2012년 입단한 이래 일본 선수에게는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무려 44승 무패의 기록으로 일본의 최종 주자 이치리키 료를 만났다. 이치키리 료가 아무리 일본 최강이라 해도 신진서의 낙승이 예상됐었다. 상대 전적도 신진서가 7승으로 압도했다.

그러나 바둑은 초반부터 몹시 꼬였다. 초반 상중앙 접전에서 신진서가 완착을 거듭하면서 백 대마가 궁지에 몰렸다. AI 승률 그래프가 ‘흑 16집 이상 유리’를 가리키는 절망적인 형세였다. 흑의 파상공격이 예상되는 순간, 이치리키 료가 공격을 멈추고 제 대마를 돌봤다. 16집 넘게 불리했던 바둑이 순식간에 6∼7집 차이로 좁혀졌다.

이후로 신진서의 맹추격이 시작됐다. 시간은 신진서의 편이었다. 이치리키 료가 1분 초읽기에 들어갔을 때, 신진서에게는 25분이 남아 있었다. 제한시간 1시간 바둑에서 25분 차이는 크다. 상변에서부터 흘러나온 대마들이 하변까지 서로 얽혀 내려오면서 바둑이 복잡해졌고, 결국 초읽기에 몰린 이치키리 료의 결정적인 실수가 나왔다(131수). 그 한 번의 실수를 신진서는 놓치지 않았다. 정확한 수순으로 실수를 응징해 상대를 몰아붙였다. 이후로 50수 가까이 더 진행됐으나 이치리키 료는 기세를 탄 신진서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신진서 9단이 6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제27회 농심배 최종국에서 일본의 이치키리 료 9단을 꺾고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사진 한국기원
거짓말 같은 역전승으로 신진서는 여러 뜻깊은 기록을 한꺼번에 세웠다. 신진서는 이번 대회에서 최종국까지 3연승을 거뒀다. 그 3연승으로 농심배 개인 21연승을 달성했다. 이전 연승 기록은 이창호 9단의 14연승이었다. 신진서의 농심배 전적은 21승2패로, 이창호의 19승3패도 넘어섰다. 이세돌 9단의 농심배 전적은 7승4패에 불과하다. 중국의 판팅위 9단이 21승9패로 신진서와 승수가 같다.

한국의 농심배 6연패도 놀라운 기록이다. 농심배 초창기 이창호가 2000년 개막한 1회 대회부터 6회 대회까지 14연승을 거두며 한국의 6연패를 이끌었는데, 신진서는 2020∼2021년 열린 22회 대회부터 21연승을 질주해 6연패를 달성했다. 똑같은 6연패인데, 이창호는 14번 이겼고 신진서는 21번 이겼다. 연승전으로 진행되는 농심배에서 신진서가 상대한 선수가 더 많았다는 뜻이고, 더 불리했던 상황을 뒤집었다는 말이다.

농심배 우승 상금은 5억원이다. 출전 선수 5명이 나눠 갖는데, 이번 대회에서 막판 3연승을 한 신진서의 몫은 1억6300만원이다. 농심배 상금까지 합하면 신진서의 누적 상금은 100억원이 넘는다. 총액 100억5648만3962원으로, 이창호의 107억7445만3234원 돌파가 눈앞에 다가왔다.





손민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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