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가 개막부터 초유의 악재를 맞았다. 핀란드 대표팀이 노로바이러스 집단 감염으로 사실상 전력 붕괴 상태에 빠졌다. 캐나다와의 대회 첫 경기가 전격 연기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대회 조직위원회는 6일(한국시간) 핀란드–캐나다전의 연기를 공식 발표했다. 당초 이날 열릴 예정이던 경기는 12일로 미뤄졌다. 이는 핀란드 선수단 내 급속한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핀란드는 이날 훈련에 스케이터 8명과 골리 2명만을 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전체 선수 중 13명이 격리 또는 자가격리 상태에 놓였고, 정상적인 경기 진행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감염은 지난 화요일 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 역시 강행보다는 연기를 택했다. 캐나다 대표팀의 지나 킹즈버리 단장은 “올림픽을 위해 4년을 준비해온 선수들이 개막도 전에 병으로 쓰러진 상황에 깊은 공감을 느낀다”며 “경기를 미루는 것이 경쟁의 공정성과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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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의 테로 레흐테라 감독은 “현재 건강한 선수 10명으로 정식 경기를 치르는 것은 선수 개인에게도, 상대 팀에도 부당하다”며 “감염 가능성을 안고 캐나다를 상대하는 일은 절대 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 보호가 최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연기로 핀란드는 일정상 미국과의 경기 전까지 이틀의 추가 회복 시간을 얻게 됐지만, 이는 결코 호재로 보기 어렵다. 대회 흐름이 끊긴 데다, 컨디션 회복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핀란드는 미국·캐나다에 이은 확실한 메달 경쟁국으로 평가받아왔던 팀이다.
핀란드 주장 예니 히리코스키는 “분명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하루하루 버티며 서로를 돕고 있다”며 “지금은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강국으로 꼽히는 핀란드는 올림픽 동메달 4회, 최근 두 차례 세계선수권에서도 연속 동메달을 획득하며 꾸준한 경쟁력을 입증해왔다. 그러나 이번 집단 감염 사태로 인해, 메달 레이스 자체가 출발선에서부터 흔들리는 위기를 맞게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경기 연기 없이 치러졌던 2022 베이징 올림픽과 비교하면, 이번 사태는 더욱 이례적이다. 올림픽 무대에서 바이러스가 다시 한번 스포츠를 멈춰 세운 순간이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