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6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군 정보기관 소속 고위 장성을 노린 암살 기도 사건이 발생했다.
러시아연방수사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모스크바 북서부 아파트 건물에서 러시아군 정보작전을 지휘하는 총정찰국(GRU) 제1부국장인 블라디미르 알렉세예프 중장이 여러 발의 총격을 받았다고 밝혔다고 타스 통신 등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수사위는 암살 미수 및 불법 무기 매매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으며 현장에서 도망친 단수 또는 복수의 용의자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와 수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격 배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알렉세예프 중장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러시아 텔레그램 뉴스 채널들은 그가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복부와 다리에 최소 3발의 총격을 받았으며 많은 피를 흘려 현재 중태라고 전했다.
옛 소련 시절 현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태어난 시알렉세예프 중장은 2011년부터 GRU 제1부국장을 지냈다. 2023년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무장 반란을 일으켰을 때 협상을 위해 파견된 군 간부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로이터, dpa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그는 러시아가 바샤르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시리아 내전에 개입했을 때 정보 작전을 이끌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의용군 조직과 우크라이나 민간 인프라에 대한 공습 자료를 제공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6년 미국 대선 사이버 개입 관련으로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으며, 2018년 영국에서 영국·러시아 이중간첩으로 활동한 세르게이 스크리팔을 신경작용제 노비촉으로 암살하려던 사건을 조직한 혐의로 영국의 제재 대상에도 올랐다.
이날 사건은 지난 4∼5일 러시아, 우크라이나, 미국 대표단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3자 회담을 한 지 하루 뒤에 발생했다. 이 회담에 러시아 대표로 참석한 이고리 코스튜코프는 알렉세예프 중장의 상관인 GRU 국장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알렉세예프 중장에 가해진 '테러'로 키이우 정권이 협상을 방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러시아에서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여러 고위 군 장성이 암살됐다.
2024년 12월 이고리 키릴로프 러시아 국방부 화생방전 방어사령관이 모스크바 대로변의 전기스쿠터에 설치된 폭탄이 터지면서 사망했고, 지난해 4월에는 모스크바 인근에서 러시아군 총참모부 주작전국 부국장인 야로슬라프 모스칼리크 중장이 차량 폭발로 사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러시아군 총참모부의 파닐 사르바로프 작전훈련국장이 모스크바에서 차량폭탄 테러로 숨졌다.
우크라이나는 일부 사건에 대해 자국이 배후에 있다고 확인했지만 이날 암살 시도에 대해서는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특별군사작전 과정에서 군 지도부와 고위급 전문가들이 위협에 노출된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그들의 안전 보장 문제는 크렘린이 아닌 특수기관의 소관"이라고 말했다.
또 알렉세예프 중장이 회복되기를 바라며 이번 사건과 관련한 특수기관의 업무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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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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