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문에 '흔들' 노르웨이 왕세자빈 "국왕 부부에 사과"
왕세자, "아내, 입장 표명 전 추스를 시간 필요" 옹호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미국의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밀히 교류한 정황이 드러나며 궁지에 몰린 메테마리트(52) 노르웨이 왕세자빈이 국왕 부부를 비롯해 왕실에 사과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메테마리트 왕세자빈은 6일(현지시간) 왕실 명의의 성명을 내고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분을 깊이 후회한다"며 "실망을 준 모두에게 사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나로 인해 왕실, 특히 국왕과 왕비가 처한 (곤란한) 상황도 유감스럽다"며 유럽 최고령 군주인 하랄 5세(88) 국왕 부부에게 사죄의 마음을 표현했다.
왕세자빈은 미 법무부가 추가로 공개한 엡스타인 파일에 이름이 최소 1천번 이상 등장하며 둘 사이의 친밀한 관계와 부적절한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자 "판단력이 부족했으며 엡스타인과 접촉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고 즉각 사과했었다.
이번에 공개된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에는 2012년 엡스타인이 신붓감을 찾으러 프랑스 파리에 왔다고 하자 왕세자빈은 "파리가 불륜하기에 좋다. 스칸디나비아 여성이 신붓감으로 더 낫다"고 답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평민 출신으로 2001년 노르웨이 왕위 계승 1순위인 호콘 왕세자와 결혼한 메테마리트 왕세자빈은 결혼 전 다른 남자와 사이에서 낳은 큰아들 문제로도 곤경에 처했다.
왕세자빈의 장남 마리우스 보르그 회이뷔(29)는 지난 3일부터 오슬로 지방법원에서 성폭행, 전 연인을 상대로 한 폭력, 마약 소지 등 38건의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회이뷔는 왕위 계승권이 없다.
최근 현지 언론 조사에서 노르웨이 국민 절반에 가까운 44%가 메테마리트 왕세자빈이 차기 왕비 자격이 없다고 응답하는 등 그의 평판이 심각하게 손상됐다.
아내로 인해 노르웨이 왕실이 유례없는 위기에 몰렸지만 호콘 왕세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요 며칠간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을 돌보는 것"이라고 말하며 중심을 잡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호콘 왕세자는 "현재 상황에 처한 (큰아들) 마리우스를 지지한다"며 "우리는 다른 아이들 또한 보살피고 있다. 그들 역시 돌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콘 왕세자 부부는 슬하에 잉리 알렉산드라(22) 공주, 스베레 망누스(20) 왕자 남매를 뒀다. 왕세자는 "나는 왕세자빈을 돌보는 일에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왕세자빈 자신도 많은 사람이 입장을 듣고 싶어 한다는 점을 안다며 "아내는 이것이 전적으로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말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다. 나 역시 아내에게 지금은 안 된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내에겐 스스로를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고 나서 이 사안에 대해 더 많이 얘기하고자 한다"며 "그에게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메테마리트 왕세자빈은 폐 이식이 필요한 만성 질환인 폐섬유화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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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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