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테킬라 본고장' 시장 체포…시민들 축하 파티
대기업 포함 주민 상대 세금 부당 징수…대통령도 비판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멕시코 한 지역의 행정 수장이 기업과 상인을 상대로 과도하게 금품을 뜯어내는 데 관여한 혐의로 검찰에 체포되자, 주민들이 "정의 구현"이라며 파티를 벌이며 축하했다.
6일(현지시간) 멕시코 안보부와 할리스코 주정부에 따르면 멕시코 수사당국은 전날 새벽 할리스코주 테킬라에서 디에고 리베라 나바로 테킬라 시장을 공갈 등 혐의로 체포했다.
멕시코에는 전통 증류주 데킬라와 이름이 같은 도시가 있다. 멕시코에서는 테킬라 시를 비롯해 특정 지역에서 자란 블루 아가베로 만든 술만 '테킬라'라는 명칭을 얻을 수 있다.
오마르 가르시아 하르푸치 멕시코 안보부 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강탈 방지 및 부패 척결을 위한 국가 전략에 따른 작전"이라며 "시청 소속 국장 3명도 함께 체포했다"라고 적었다.
여당인 국가재생운동(MORENA·모레나) 소속인 나바로 테킬라 시장은 공무원을 동원해 현지 상인, 운송업자, 테킬라 업체 등을 상대로 과도한 세금이나 과태료·벌금을 물리는 등 방식으로 부당하게 재물을 갈취하거나 받아내려 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테킬라 시청은 특히 세계적 테킬라 업체인 호세쿠에르보 측에 법정 세율의 최대 20배에 달하는 재산세와 6천만 페소(50억7천만원 상당)의 벌금 납부를 요구하며 한때 테킬라 제조 시설 폐쇄를 단행했다.
멕시코 검찰은 갑작스럽게 늘어난 세액 결정 과정에 시장의 부당한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의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고 현지 일간 레포르마는 전했다.
현지 수사당국은 테킬라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마약 밀매 집단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과 공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바로 시장은 지난해 CJNG 두목인 네메시오 오세게라(일명 '엘 멘초')와 관련한 영상물 상영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나바로 시장은 또 국립테킬라박물관 일부 문화유산 건물을 자신의 생활 공간으로 멋대로 용도 변경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한다.
시장 체포 소식에 현지 주민들은 전날 저녁 이례적인 거리 축하 행사를 벌였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테킬라 주민과 상인들이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부패와의 작별 파티' 포스터 사진이 화젯거리로 주목받았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미초아칸주 모렐리아를 찾아 연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해당 지역 기업인들과 시민들로부터 직접 불만 사항을 듣기도 했다"라며 "여당 소속 시장이라고 해서, 정당이 범죄나 부패의 보호막으로 작용할 수는 없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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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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