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월드컵 자책골' 에스코바르 살해 배후 의심 인물 사망
콜롬비아 출신 사업가…마약 밀매 관련 美재무부 제재 대상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월드컵 축구사에서 비극적 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1994년 콜롬비아 수비수 총격 피살과 관련해 이 사건 배후 인물로 꼽혔던 사업가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콜롬비아·멕시코 언론들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콜롬비아 일간 엘티엠포·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 보도와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 등을 종합하면 멕시코 수사당국은 최근 멕시코시티 인근 한 지역에서 발생한 남성 살인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당국에서 피해자 신원을 밝히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들은 산티아고 가욘이 살해됐다고 전했다.
가욘은 콜롬비아 출신 축산 사업가로, 코카인 마약 밀매 집단과 연관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또 2002∼2010년 콜롬비아 우파 정부를 이끈 알바로 우리베(73) 전 대통령과 교류하며 준군사조직(paramilitar)이었던 콜롬비아 우익 민병대 활동에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수사 대상에 오른 적도 있다. 콜롬비아 우익 민병대는 무고한 민간인을 학살하고 마약 밀매에 관여해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범죄 조직 돈세탁과 마약 밀매 등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가욘을 제재 대상에 올려놓은 바 있다.
콜롬비아 현지에서 가욘은 콜롬비아 대표팀 수비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1967∼1994) 살해 사건과 관련된 사람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에스코바르는 1994년 국제축구연맹(FIFA) 미국 월드컵 당시 A조 조별리그 2차전 홈팀 미국과의 경기에서 자책골을 기록했다. 당시 우승 후보로까지 꼽히던 콜롬비아는 결국 일찌감치 짐을 쌌다.
에스코바르는 콜롬비아 축구 팬 사이에서 '조기 탈락의 원흉'으로 비난받았고, 귀국 후 고형인 안티오키아주(州) 메데인의 한 디스코텍 앞에서 움베르토 무뇨스 카스트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콜롬비아 당국은 카스트로가 가욘 형제의 차량 운전기사였으며, 에스코바르는 피습 전 가욘 형제와 주차장에서 언쟁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가욘도 에스코바르 살해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받아 왔다고 일간 엘티엠포는 전했다.
콜롬비아는 물론 국제사회에 충격을 안긴 에스코바르 사망은 월드컵과 관련된 대표적인 비운의 사건으로 꼽힌다.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엑스에 "산티아고 가욘은 콜롬비아에 대한 국제적 이미지를 떨어트린 사람"이라며 "선거에서 안티오키아 주민들은 권력을 범죄에 이용하는 이런 부류의 사람을 멀리해야 한다"라고 적었다. 콜롬비아는 오는 5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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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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