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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의 못 말리는 폭풍 SNS… "오죽하셨으면" 참모들의 반성

중앙일보

2026.02.06 13:00 2026.02.0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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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재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X(옛 트위터) 정치’가 청와대 참모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최근 청와대 내부에서 ‘6시간 신속 대응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며 “정책 사안 발생이나 언론 보도를 실시간으로 체크해서 초동 조치부터 향후 대응 방안 마련까지 최소 6시간 안에 완료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관림직전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발단은 부쩍 잦아진 이 대통령의 ‘X 메시지’다. 참모들이 대신 적는 페이스북과 달리, X에는 대부분 이 대통령이 휴대전화로 직접 쓴 메시지가 올라간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메시지가 나오는 이유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새벽 1시 지방자치단체 금고 이자율이 자신의 지시로 처음 공개됐다는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게 다 주민들의 혈세”라고 적었다. 오전 8시 21분엔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재투자.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요?”라고 적었다.

SNS 직접 소통은 ‘정치인 이재명’의 트레이드 마크다. 하지만 부동산 등 정책 이슈에 이 대통령이 직접 뛰어든다는 점에서 과거와 파급력이 다르다. 다주택자들의 버티기가 예상된다는 보도엔 “빤히 보이는 샛길인데 그걸 알고도 버티는 게 이익이 되도록 방치할 만큼 정책당국이 어리석지는 않다”(1월 25일)고 반박했고, 다주택자 규제를 ‘날벼락’으로 표현한 언론 기사엔 “정론직필은 못하더라도 망국적 투기 두둔이나 정부 ‘억까’(억지 비난)만큼은 자중해 주시면 좋겠다”(2월 1일)고 했다.

1·29 부동산 공급 대책에 대해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정부가 정해준 ‘부동산 배급’에 만족하라는 말”이라고 비판하자, 이 대통령은 X를 통해 “망국적 부동산투기 옹호도, 시대착오적 종북몰이도 이제 그만 하시면 어떨까요”라고 반박했다. 하루 4건의 부동산 메시지를 X에 올린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6일까지 13일 동안 이 대통령이 올린 X 글은 49건. 하루 평균 3.8건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6168건(일일 평균 16.9건)을 올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2% 수준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5일에 X에 올린 부동산 관련 메시지. 이날 이후 이 대통령은 하루 평균 3.8건의 X 메시지를 올리고 있다. [사진 X캡처]
청와대 참모들은 최근 공식·비공식 석상에서 이 대통령의 X 메시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일각에선 “대통령이 야당이나 언론 기사에 직접 반박하면 ‘프레지던시(대통령다움)’가 훼손된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참모 대응이 오죽 느렸으면 대통령이 직접 메시지를 내겠냐”는 자성론이 많았다. 결국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1일 주재한 내부 회의에선 ‘6시간 신속 대응 체계’를 구축하자는 결론이 내려졌다. 국민 관심이 높은 정책 이슈나 언론 보도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하자는 취지였다.

이 대통령은 평소 직설적인 표현을 쓰는 탓에 과거 참모들로부터 SNS 계정을 ‘강제 탈취’ 당하는 일도 있었다. 경기지사 시절이던 2020년 9월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고 적은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한 신혼부부가 생활고로 함께 결혼반지를 팔고 돌아와 밤새 하염없이 울었다는 온라인 게시글을 본 뒤, 코로나19 재난지원금의 보편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적었다. 작성 시간은 새벽 3시 14분이었다.

날이 밝자 당시 ‘당내 주류’였던 친문재인계 의원들이 “망하라고 고사를 지내냐”는 식의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페이스북에 “오로지 충심”이라며 “저 역시 정부의 일원이자 당의 당원으로서 정부·여당의 최종 결정에 성실히 따를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사건 직후 참모들은 페이스북 계정의 비밀번호를 바꾸고 본인에게 알리지 않는 방식으로 메시지 필터링을 강화했다고 한다. 메시지를 SNS 올리더라도, 참모들의 1차 검수를 받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이 대통령이 직접 SNS 비밀번호를 바꾸고 메시지를 올리는 일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경기지사 시절 이 대통령을 보좌한 한 여권 인사는 “수차례 계정 탈취와 원상회복이 반복됐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오후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과 달리 국민이나 공무원을 만나는 '직접 소통' 행사를 빈번하게 진행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최근 이 대통령이 최근 직접 X 메시지를 내는 것을 두고는 “정부 조직 전체가 대통령의 뜻을 알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정부 관계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 정부에선 대통령의 의중을 직접 알기 힘들어 장관들은 물론 각 부처 실·국장들이 ‘어림잡아’ 정책을 만드는 관행이 있었는데, 이 대통령이 핵심 정책에 직접 메시지를 내면서 정책의 방향이 명확해졌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메시지는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정부 정책 수단 중 하나”라며 “공무원은 물론, 국민과 시장에 확실한 시그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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