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내륙 중심을 관통, 남해안까지 이어지는 고속철도가 처음 깔린다. 영남 주민의 숙원 사업인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KTX)’가 지난 6일 첫 삽을 뜨면서다. 박정희 정부 때 추진한 ‘김삼선 철도(김천~삼천포)’가 불발된 지 60년 만이다. 한반도 끝인 남해안과 수도권의 ‘2시간대 생활권’ 시대를 열 7조원 규모의 이 초대형 철도교통망 구축 사업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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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 가로질러…국내 최초 해저 철도 터널”
국가철도공단·경남도에 따르면 남부내륙철도는 경북 김천~경남 거제를 잇는 총연장 174.6㎞의 단선(單線) 고속철도다. 총 사업비만 7조974억원(국비)인 초대형 국책 사업이다. 2031년 12월 완공이 목표다.
남부내륙철도는 경북 김천~성주를 지나 경남 합천~진주~고성~통영~거제를 연결한다. 한반도 중심축을 따라 이어진 철도교통망 중 그간 비어 있던 구간에 마침내 고속열차(KTX·SRT)가 달리게 되는 것이다. 험난한 산악 지형은 43개 터널로 잇고, 바다를 낀 통영~거제의 약 2㎞ 견내량 구간엔 해저터널을 설치한다. 해저터널 방식의 철도는 국내 최초다.
기존 선로(線路)는 서울에서 출발한 열차가 김천(김천역)·대구(동대구역)를 지나 경남 동부(밀양역~진영역~창원중앙역~창원역~마산역)으로 크게 우회한 뒤 경남 서부(진주역)에 닿는 형태였다. 남부내륙철도가 신설되면, 김천에서 곧장 합천·진주 등 경남 서부로 향해 고성·통영·거제 등 남해안까지 닿는다. 하루 25회 고속열차 운행 예정으로, 경남 서부와 남해안의 수도권 접근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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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이면 서울~거제 오간다”
실제 개통 시 수도권과 남부권이 2시간대 생활권으로 묶인다. 이동 시간이 확 줄어 반나절이면 오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원래 서울에서 거제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4시간30분이 걸린다. 반면, 남부내륙철도를 타면 서울(서울·수서·광명역)에서 출발한 KTX가 2시간21~41분 만에 거제에 도착한다. 약 2시간 단축되는 셈이다. KTX로 3시간30분 걸리던 진주역까지도 2시간7~23분이면 도착한다.
이 때문에 경남도는 남부내륙철도가 ‘남해안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원활한 인적 교류를 통한 항공우주(진주·사천), 조선해양(고성·통영·거제), 한방항노화(합천) 등 지역 주력 산업 발전도 기대했다. 또 ▶생산유발 13조5000억원 ▶부가가치유발 5조8000억원 ▶취업유발 8만6000명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예상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6일 남부내륙철도 종착역이 있는 경남 거제에서 열린 철도 착공식에서 “단순히 선로 하나를 놓는 게 아니다. 지역의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는 국토 대전환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름다운 남해안의 다도해와 내륙의 수려한 명산이 하나로 연결되면서 남해안 관광이 세계적으로 도약하고 지역 상권 부활과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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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발목 잡던 ‘경제성 부족’…예타 면제로 해결
남부내륙철도는 지난 수십년간 경제성 부족 등으로 불발된 사업이다. 시작은 1966년 경북 김천~경남 삼천포(현 사천)을 잇는 ‘김삼선’ 철도였다.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 주재로 기공식도 열었지만, 경제성 부족과 재원조달 등 문제로 접었다. 이후엔 김천~진주~거제 노선으로 2014년부터 3년간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를 진행했지만, 비용편익(B/C)이 0.72로 낙제점을 받았다.
철도 교통이 낙후된 서·남부경남 주민의 남부내륙철도를 향한 염원은 컸다. 선거 때마다 단골 공약으로 등장한 이유다. 2017년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도 공약했다. 이듬해 지방선거에 출마한 김경수 전 경남지사도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당선 이후 김 전 지사가 문재인 정부에 예타 면제를 공식 건의, 2019년 정부가 진행한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에 포함돼 예타를 면제 받으면서 재추진의 발판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