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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사람보다 낫네!"…'반값' 中 무인택시의 반전 운전실력 [영상]

중앙일보

2026.02.06 13:00 2026.02.0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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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28일 대한병원협회 해외탐방연수단과 중국 심천과 상해를 다녀왔다. 중국의 '의료 굴기'(崛起·우뚝 섬) 현장을 보러 갔다. 26일 오후 공식 일정 중 짬을 내 자율 택시를 타기로 했다. 기자는 망설였다.

‘위험할 텐데, 해외에서 괜히 사고라도 나면.’
이런 생각에 안 타기로 마음을 굳혔다.

‘지금 아니면 언제 타보겠나.’
맘을 고쳐먹었다. 한국에서 언제 타볼지 알 수 없는 점이 용기를 북돋았다.

일행이 위챗의 자율주행 무인택시 앱을 활용해 택시를 호출했다. 심천시 난산구MIXC 몰 출발, 송핑샨 공원 도착으로 설정했다. 카카오 택시를 부르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금방 잡혔다. 5분 정도 지나자 중앙분리대 넘어 반대편 1차로에 택시가 보였다.

일행들이 택시를 가리키며 “저기”라며 반가워했다.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의 전기차였다. 택시는 1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30m 전진해서 유턴했고, 우리 앞에 섰다. 차가 많았고, 횡단보도에 사람도 많아 문제없을까 걱정했는데, 안전하게 유턴했다. 역사적 순간처럼 느껴졌다. "야호" 누군가 이렇게 소리쳤다.
가이드가 앞 좌석, 연수 참석자 3명이 뒷좌석에 앉았다. 일행이 기자에게 앞자리 조수석을 권했으나 무서워서 손사래 쳤다. 운전석이 비었고 핸들은 플라스틱으로 덮여있다. 손을 댈 수 없고 운전석에 사람이 앉지 못하게 돼 있다. 안전벨트를 매라는 안내가 나왔다. 한 명이 안 매자 바로 지적했다.

가슴이 쿵쾅거렸다. ‘에이, 괜한 짓 하는 게 아닐까’ 여전히 불안이 가시지 않았다. 핸들이 돌아가면서 차가 움직였다. “와, 드디어 간다, 간다.”

곧 좌측 깜빡이를 켜고 2차로, 1차로로 이동했다. 뒤차의 흐름을 전혀 방해하지 않았다. 조금 달리다 신호가 적색으로 바뀌자 미리 속도를 줄이기 시작했고,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며 부드럽게 멈췄다. “어, 어, 잘 서네.”

신호가 바뀌자 직진했다. 교차로에서 신호가 바뀌기 직전 멈췄다. 사람이 운전한다면 그냥 갔을 수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 차가 멈추자마자 횡단보도로 달려온 오토바이가 쌩 좌회전했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모니터에 앞뒤, 옆, 반대 차선의 차, 횡단보도의 보행자가 다 표시됐다.
신호가 바뀌자 직진했고 고가도로 오른쪽 길로 접어들었다. 조금 달리자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가 보였고, 보행자가 갑자기 나타났다. 택시는 속도를 줄였고, 사람이 지나갔다. 그 속도를 유지하며 우회전했다.

"차를 탔을 때 이물감(불편함)이 전혀 없네요."
일행의 불안과 의구심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좌우 차선에서 차들이 우리 택시보다 앞서갔다. 차량이 적지 않은 데도 택시는 부드럽게 차선을 바꿔 끼어들었다. 앞에 차가 별로 보이지 않자 속도를 냈다. 시속 60km까지 밟았다.

지하차도 입구에 공사 구간이 나타났다. 공사 지역을 표시한 원뿔 모양의 가설물(라바콘) 하나가 약간 튀어나와 있는 게 보였다. 택시는 그 지점에서 살짝 우측으로 피했다. 그 순간이 부드러워서 주목하지 않으면 알아채지 못할 정도.

1차로를 달리던 승합차가 2차로로 차선을 바꾸고 들어오자 마치 예상한 듯 속도를 줄였다.

이 정도 되니까 일행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이놈 문제없네, 사람보다 낫네요.’

갑자기 차선을 끼어드는 차가 오토바이가 있으면? 일행이 “사람 운전자보다 더 빨리 대응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어느새 목적지에 가까워졌다. 신호가 없는 곳이 나타났다. 직진 차로가 끊긴 기역자(ㄱ) 형태의 도로다. 사람과 차량 몇 대가 뒤섞여 있었다. 택시는 속도를 줄여 편도 1차로로 좌회전했고, 횡단보도 보행자를 피해 천천히 멈췄다.

이동 거리는 약 8㎞, 20분 탔다. 요금은 한국 돈으로 2000원. 자동으로 결제됐다. 유인 택시의 절반이란다. 택시는 우리를 내려놓고 바로 좌회전하더니 쌩 사라졌다. 다른 손님의 콜을 받은 모양이다.

우리 일행들은 “놀랍다”, “편하다”를 연발했다. 기자도 “나보다 훨씬 운전을 안전하게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탈 때는 두려웠지만 내릴 때는 "벌써 다 왔어. 아쉽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일행 중 한 명은 2년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무인 택시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는 “미국 자율 택시는 다시는 안 타기로 결심했는데, 이번은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운전 잘하네”라고 말하면서 차에서 내렸다.

뒤를 돌아보니 ‘오토바이 택시’에서 두 명의 승객이 내렸다. 동남아에서 많이 보이는 툭툭(오토바이를 개조한 삼륜 택시)과 비슷했다. 승객은 휴대폰 페이로 결제했다. 자율 택시와 툭툭이 공존하는 곳, 중국의 최첨단 도시 심천이었다.



신성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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