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6일(현지시간, 한국시간 7일 새벽 4시)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공동 개최로 진행되는 이 대회는 이날부터 17일간 열전에 돌입했다. 92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서 약 2900명의 선수가 참가, 16개 종목에서 총 116개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이탈리아 알파벳 순서에 따라 22번째로 경기장에 입장했다. 얼굴에 페이스 페인팅으로 태극기를 새긴 차준환과 박지우는 환하게 웃으며 힘차게 태극기를 휘날렸고 쇼트트랙 등 총 12종목의 71명의 선수들은 관중을 향해 밝은 모습으로 태극기를 흔들고 인사를 하며 걸어 들어왔다.
개막식이 열린 산시로는 이탈리아 축구의 성지이자 밀라노를 대표하는 두 축구팀 인터 밀란, AC밀란의 홈구장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이번 대회는 사상 처음으로 복수의 개최지에서 열리는 만큼 개회식도 산시로 올림픽 스타디움뿐 아니라 코르티나담페초의 디보나 광장 등 여러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이날 이탈리아 출신 마르코 발리치가 총연출을 맡은 개회식은 '조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분산 개최의 특성을 반영해 이탈리아어로 조화를 뜻하는 '아르모니아'(Armonia)로 정해졌다. 개회식은 16세기 이탈리아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의 작품을 재현하는 무대로 시작했다. 신과 인간의 영원한 사랑을 그린 '큐피드와 프시케' 신화를 바탕으로 한 무용수들의 공연이 '조화'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이어 이탈리아 오페라의 거장 주세페 베르디와 자코모 푸치니, 조아키노 로시니를 분장한 출연진이 등장했고, 음표 모양의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무대를 채웠다. 이탈리아 예술과 조화를 상징하는 대형 물감 튜브가 하늘에서 내려오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고대 로마와 르네상스 시대 등 이탈리아 역사를 대표하는 이들의 캐릭터 퍼레이드가 이어진 뒤엔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가 등장해 개회식 열기를 끌어올렸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커스티 코번트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입장 이후에는 지난해 9월 별세한 이탈리아 패션계 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기리는 추모 행사가 진행됐다. 모델들은 아르마니가 디자인한 의상을 입고 런웨이로 변신한 스타디움을 이탈리아 국기를 상징하는 초록·흰색, 빨간색으로 물들였다.
이탈리아의 유명 모델 비토리아 세레티가 이탈리아 국기를 들고 입장해 게양했으며, 동시에 코르티나담페초 개회식 현장에서는 이탈리아 크로스컨트리 전 국가대표 선수들이 국기 게양에 참여했다. 이날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성화는 밀라노의 ‘평화의 아치’와 코르티나담페초의 ‘디보나 광장’, 올림픽 최초로 두 곳에서 동시에 점화됐다. 움추렸던 꽃봉우리가 활짝 피어오르듯 불 붙은 성화가 붉은 빛으로 물들며 대회 시작을 알렸다. 밀라노에선 이탈리아 알파인스키의 전설 데보라 콤파뇨니와 알베르토 톰바, 코르티나담페초에선 이탈리아 여자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소피아 고자가 최종 점화자로 나섰다.
4년 전 베이징 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로 14위에 그쳤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이상을 획득해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