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손흥민이 떠난 뒤, 토트넘의 리더십은 자연스럽게 크리스티안 로메로에게 넘어갔다. 완장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신뢰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최근 SNS를 통해 구단 수뇌부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맨체스터 시티와의 2-2 무승부 직후, 이적 시장 마감 약 30분 뒤 업로드된 게시물에서 그는 “가용 인원이 11명뿐이었다는 사실은 믿기 힘들지만 사실이며 수치스럽다”고 적었다.
구단의 이적 시장에 대한 명백한 불만 표출이었다. 실제로 토트넘은 여름 이적 시장서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겨울 이적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영입은 없었다. 이런 공개적인 비판 표출은 과거 토트넘의 주장이던 손흥민과 분명히 대조되던 부분. 프랭크 감독은 해당 게시물에 대해 “내부적으로 조치했다”고 밝혔다.
프랭크 가독은 주장 완장을 찬 선수의 공개 비판은 용납할 수 없다는 선을 분명히 그었다. 그럼에도 그는 로메로의 주장직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그는 여전히 주장”이라고 선을 긋는 데 그쳤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프랭크 감독은 “다음 시즌에도 토트넘 선수로 남아 있을지는 전혀 모른다"이라면서 확답을 피했지만, 불안정한 미래를 인정했다.
상황은 단발성이 아니다. 로메로의 공개적 불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본머스전 패배 이후에도 그는 “다른 사람들이 나와서 말해야 한다. 상황이 좋을 때만 나타나 거짓말을 늘어놓는다”고 적었다가 ‘거짓말’이라는 표현만 삭제해 재업로드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지난 시즌 첼시전 패배 이후 스페인 매체 ‘텔레문도 데포르테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맨시티, 리버풀, 첼시의 투자 규모를 언급하며 토트넘의 야망 부족을 공개적으로 비교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바뀌지만, 책임 있는 사람들은 늘 같다”는 발언 자체가 수뇌부를 직접 겨냥한 발언이었다.
아이러니한 장면도 있었다. 프랭크 감독 선임이 발표된 지 불과 몇 시간 뒤, 로메로는 전임 감독 앙제 포스테코글루에 대해 “항상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존재할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성공했다"고 선을 그었다. 새 감독 체제 출범 직후 나온 메시지로는 이례적이었다.
프랭크 감독은 이를 ‘리더십의 성장통’으로 해석했다. 그는 “리더십에는 선이 있다. 너무 자주 넘어서면 문제가 된다. 그는 열정적이고 승리를 원한다”도 강조했다. 다독이는 듯했지만, 동시에 “그 의미는 직접 물어봐야 한다”며 거리를 뒀다.
손흥민과의 대비는 선명하다. 손흥민은 주장 시절 패배와 부진을 내부로 삼켰다. 공개 비판 대신 책임을 끌어안았다. 리더십의 방식은 달랐다. 손흥민이 떠난 뒤, 로메로의 완장은 남았지만 방식은 바뀌었다. 목소리는 커졌고, 불만은 외부로 흘러나왔다.
토트넘의 상황은 좋지 않다. 부상자가 쌓였고, 이적 시장을 거치며 스쿼드는 오히려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프랭크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주장과 구단의 긴장은 자연스럽게 ‘폭발’로 이어졌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로메로는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미키 판 더 펜과의 센터백 조합도 가동될 전망이다. 경기력은 여전히 핵심이다. 그러나 경기력만으로 모든 것이 덮일 단계는 지났다.
손흥민 이후의 토트넘은 리더십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대신 불만이 앞섰다. 로메로의 주장 완장은 유지되고 있지만 신뢰는 흔들린다. 프랭크 감독의 “모른다”는 한마디가 모든 걸 설명한다. 불만 폭발 이후, ‘막장’으로 치닫는 토트넘에서 로메로의 미래는 더 이상 확실하지 않다. 떠날 가능성, 그 자체가 현실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