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 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시작되며 경기장 곳곳에 울려 퍼질 노래들도 주목 받고 있다. 올림픽에서는 응원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클래식부터 팝까지 다양한 음악이 쓰인다.
이번 올림픽의 포문을 연 건 그래미 수상 5회에 빛나는 팝의 여왕 머라이어 캐리, 이탈리아 출신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등 음악계 스타들이다. 이날 산시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식 무대에 선 머라이어 캐리는 2005년에 발표했던 ‘낫띵 이즈 임파서블(Nothing is ipossible)’을 열창했다. 성경 빌립보서 4장 13절 ‘나에게 힘을 주는 그가 있어 나는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구절을 그대로 차용한 노래다. 응원가이자, 스스로에게 읊조리는 기도 같은 곡이다.
뒤이어 안드레아 보첼리는 이탈리아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가 작곡한 오페라 ‘투란도트’의 ‘네순 도르마(Nessun Dorma·아무도 잠들지 마라)’를 불렀다. 구혼자들에게 수수께끼를 내고 못 맞히면 즉시 처형하는 공주 투란도트를 상대로,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는 칼라프의 노래다. 이 곡은 20년 전 토리노 동계올림픽 개회식 무대에서 전설적인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피날레를 장식했던 노래이기도 하다. 파바로티가 이후 건강 문제로 다시 무대에 오르지 못하며 이 공연은 전설의 마지막 무대로 남게됐다.
K팝도 ‘올림픽 특수’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올림픽 팀코리아의 공식 응원가는 엔하이픈의 ‘샤웃 아웃(Shout out)’이다. “하나로 커져가는 목소리/심장이 터질 듯이 뛰고 있어” “널 향한 내 마음을 소리쳐/가슴 뜨겁게 샤웃 아웃” 등의 가사가 응원 분위기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번 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참여한 엔하이픈의 멤버 성훈이 데뷔 전 피겨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했던 이력까지 재조명되고 있다.
피겨 스케이팅 경기장에서도 음악이 울려퍼진다. 우리나라 피겨 간판 스타 차준환은 쇼트 프로그램에서 ‘레인, 인 유어 블랙 아이즈(Rain, in your black eyes)’에 맞춰 안무를 펼친다. 이 노래는 어린 시절부터 피아노와 베이스를 비롯해 여러 악기들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곡을 만든 이탈리아의 음악 천재 애치오 보소의 비극적인 삶과 어우러져 더욱 슬픈 느낌을 주는 곡이다. 애치오 보소는 2011년 뇌종양 수술 후 병마와 싸우면서도 수많은 곡을 썼다. 그러나 2019년엔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피아노를 연주할 수 없게 됐고 2020년 5월 오랜 투병 끝에 48세로 세상을 떠났다.
또 다른 피겨 국가대표 이해인이 프리 스케이팅 음악으로 선택한 곡은 조르주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Carmen)’ 모음곡이다. 주인공인 카르멘이 등장하며 부르는 아리아 ‘하바네라(Havanera)’로 대표되는 이 음악에는 당당함과 열정, 그리고 카르멘의 위험한 매력이 함께 담겨 있다. 마지막에 이해인이 빙판에 쓰러지는 장면은 피겨 역사상 최고의 엔딩이라고 불리는 1988년 캘거리 동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카타리나 비트의 연기를 연상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