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원대 세금 추징 통보를 받은 배우 차은우씨가 국세청 조사 결과에 따라 사법 처리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주로 착오로 저질러졌던 그간의 연예인 탈세 사건과 달리 차씨는 일부러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했다는 정황이 있다는 주장이 거듭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
쟁점① 왜 소속사 있는데도 가족 법인 차렸나
고의 탈세 정황의 중심에는 차씨의 가족회사로 불리는 A법인이 있다. 연예인이 소속사를 통해 정산 받은 수익금에는 통상 개인 소득세가 적용된다. 개인 소득세 최고 세율은 49.5%(지방세 포함)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일부 연예인들은 1인 소속사를 직접 차려 운영한다. 연예 활동으로 번 돈을 자신이 차린 법인에게 귀속되게 하면 개인 소득세가 아닌 법인세만 낼 수 있다. 법인세 최고 세율은 26.4%(지방세 포함)로 개인 소득세보다 세율이 약 20%포인트 낮다. 일종의 ‘절세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차씨의 방식은 달랐다. 이미 연예기획사 판타지오에 소속된 차씨는 수익금을 직접 정산 받고 개인 소득세를 내는 것이 원래는 자연스럽다. 하지만 자신의 수익금을 가족회사인 A법인을 통해 받았다. 판타지오는 A법인과 용역 계약을 체결해 차씨의 개인적인 일정 관리와 의전, 기타 연예 활동 지원 업무 등을 맡기면서 차씨의 수익금을 용역비 형태로 제공했다고 한다. 원래 소속사에서 해야 하는 일을 차씨 가족회사에게 떠 맡긴 셈이다. 차씨가 연예활동 수익금을 정산 받는 과정에서 판타지오와 차씨 사이에 가족회사를 끼워 넣어 소득세를 낮추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 이유다.
━
쟁점② 강화도, 가족 장어집에 차린 가족회사는 깡통 법인?
A법인이 용역 계약에 따라 정상적으로 차씨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고 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A법인 설립과 운영 과정의 행적 때문에 실제론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은 ‘페이퍼 컴퍼니’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문제가 된 것은 A법인의 주소지다. A법인의 주소지에는 원래 강화도에 있는 차씨 부모님이 운영하는 한 장어집이 있었다. 주로 서울에서 활동하는 차씨의 일정을 관리하는 회사의 주소지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A법인은 탈세 의혹이 불거진 이후 강화군청에서 현장 조사에 나서려고 하자, 서울 강남구로 주소지를 옮겼다. 장어집도 현재는 폐업했다.
차씨가 강화도에 가족회사를 차린 것은 세금을 더 아끼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강화도의 행정구역인 인천시 강화군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성장관리권역으로 분류한다. 이 때문에 인천시 강화군에 있는 법인은 부동산을 취득할 때 취득세 중과를 면할 수 있다. 실제 A법인의 모태가 된 차씨의 이전 가족회사는 원래 경기도 안양시와 김포시에 있었다. 하지만 굳이 활동지인 서울에서 더 먼 강화도로 옮긴 것은 향후 차씨 가족 회사가 부동산 매매를 할 때 세금을 더 아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나온다. 실제 A법인의 등기부등본상에는 사업 목적에 부동산 임대 및 매매업이 포함돼 있다.
━
쟁점③ 유한책임회사 변경도 탈세 감추기 시도?
일부 전문가들은 차씨가 원래 주식회사였던 가족 회사를 유한책임회사로 바꾼 것도 고도의 ‘탈세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내부 구성원 출자로 만드는 유한책임회사는 외부 감사와 공시에서 자유로워 탈세를 하기 더 유리하다.
다만 차씨가 가족회사를 따로 운영한 것 만으로 고의적 탈세를 했다고 단정 지을 순 없다. A법인이 판타지오와 용역계약대로 차씨 일정 관리 업무를 제대로 수행했다면, 탈세 의혹을 벗을 수 있다.
차씨 측은 가족회사가 탈세용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을 전면 부인 중이다. 차씨 측은 국세청의 200억원대 세금 추징 통보에 대해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했다. 과세전적부심사는 국세청 세금 추징 통보에 대해서 “과세가 정당한지 다시 확인해 달라”는 이의 신청 절차다. 차씨와 판타지오 측은 “판타지오 대표가 수차례 바뀌어 불안정한 상황에서 차씨의 연예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라며 “대중문화예술기획업으로 정식 등록된 업체”라고 정식 업무를 수행했다는 입장이다.
과세당국과 법조계에서는 차씨가 가족회사의 페이퍼컴퍼니 의혹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면 고의에 의한 세금 회피로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조세범 처벌법에서는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하거나 환급, 공제받은 자에 대해 포탈 세액 등의 2배 이하를 벌금으로 내도록 규정한다. 신수경 법무법인 영 변호사는 “포탈 세액 등이 5억원 이상이면 징역이 처할 수도 있다”며 “차씨와 그 가족이 회삿돈으로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면 형법상 5년 이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 벌금이 내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