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클로이 킴이 다시 한 번 올림픽 무대에 섰다. 이제는 도전이 아니라 역사 그 자체다.
클로이 킴은 6일(이하 한국시간) 개인 SNS를 통해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밀라노에 도착한 뒤 “올림픽에서 세 번째로 조국을 대표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이 이야기를 어린 시절의 나에게 해줬다면 분명 믿지 않았을 것”이라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한국계 미국인인 클로이 킴은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를 대표하는 세계 최고 선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만 17세의 나이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스노보드 역사상 최연소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이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다시 정상에 오르며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밀라노-코르티나 대회에서는 올림픽 3연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에 도전한다. 이는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상징적 존재였던 숀 화이트조차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그러나 정상의 길은 항상 순탄하지 않았다. 평창 이후 클로이 킴은 급격히 달라진 환경 속에서 심리적 위기를 겪었다. 세계적인 스타가 되면서 감당하기 힘든 압박이 몰려왔고, 그는 과거 인터뷰를 통해 공황 장애를 겪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도 그는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는 것이 너무 무서웠다. 결국 감정이 폭발해 올림픽 금메달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린 적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심리 치료와 휴식을 거친 뒤 그는 다시 중심을 찾았다. 클로이 킴은 이번 대회를 두고 “여러 가지 이유로 이번 올림픽은 나에게 특히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고 밝혔다. 단순한 메달 경쟁을 넘어, 자신이 걸어온 시간을 되돌아보는 무대라는 의미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가족으로 이어졌다. 그는 부모님을 언급하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부모님은 가족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한국을 떠났다. 나와 자매들이 언젠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도록, 자신들이 알고 있던 모든 것을 뒤로하고 이 나라로 왔다. 그 희생을 나는 결코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느끼는 자부심의 의미를 분명히 했다. “스포츠에서 가장 큰 무대인 하프파이프 정상에 서서 경쟁할 때, 나는 엄청난 자부심을 느낀다. 나는 조국을 대표하고 있지만, 동시에 희망과 꿈, 그리고 용기를 품고 이 나라로 건너온 모든 사람들을 대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민자의 후손으로서, 그리고 세계 최고의 선수로서의 책임감을 동시에 안고 있다는 고백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나는 나의 뿌리가 자랑스럽다. 내가 걸어온 여정이 자랑스럽다. 다양성과 존엄, 희망을 포용할 때 가장 강해지는 나라를 대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클로이 킴이 출전하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여자부 예선은 11일(이하 한국시간)에 열린다. 한국에서는 최근 국제빙상연맹 월드컵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최가온(세화여고)이 출전한다. 클로이 킴이 결선에 오를 경우, 금메달을 둘러싼 정면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