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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안 마시면 소변 덜 마렵다"…전립선엔 '치명적 습관' 왜 [Health&]

중앙일보

2026.02.07 02:45 2026.02.07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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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조직 제거 ‘아쿠아블레이션’

고열·레이저 안 써 조직 손상 줄여
눌린 소변 통로 확보해 삶의 질 회복
물 안 마시는 습관, 비대증 악화시켜

전립선비대증을 구조적으로 치료하는 ‘아쿠아블레이션’ 기구를 들고 설명하는 스탠탑비뇨의학과의원 김도리 대표원장.
겨울은 활동이 줄어드는 대신 사유가 깊어지는 계절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늘고, 그만큼 앉아서 집중하는 시간도 길어진다. 하지만 이런 환경 변화가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겐 괴롭다. 배뇨의 불편함을 악화해 피로를 가중하기 때문이다.

겨울 비뇨의학과 진료실에선 ‘여름에는 그럭저럭 참을 만했는데 날이 추워지면 왜 이렇게 소변 보는 게 힘들어지느냐’는 질문이 쏟아진다. 소변 줄기가 더 약해지고 배뇨 시작이 지연되며 밤중 배뇨로 수면이 끊긴다고 토로한다. 스탠탑비뇨의학과 김도리 대표원장은 “겨울철 활동량 감소와 수분 섭취 습관은 배뇨 증상을 한 단계 더 힘들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기온이 떨어지면 실외 활동은 자연스럽게 줄고, 집이나 사무실에서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은 골반 주변 혈류를 감소시키고, 전립선과 방광을 지지하는 근육의 기능을 약화시킨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이미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가 눌린 상태여서 이런 변화가 더해지면 소변 보기 불편한 증상이 쉽게 나타난다. 겨울철마다 잔뇨감이 심해지고, 화장실을 다녀와도 개운하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다.

여기에 겨울철 특유의 수분 섭취 문제가 겹친다. 추운 환경에서는 갈증을 느끼는 빈도가 줄고 땀 배출이 감소한다. 물 섭취량 자체가 줄어든다. 전립선비대증 환자 중에는 소변이 자주 마려울까 봐 의도적으로 물을 적게 마시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분 섭취가 줄면 소변은 농축된다. 농축된 소변은 방광 점막을 강하게 자극해 빈뇨·절박뇨·야간뇨를 악화시킨다. 김 대표원장은 “전립선비대증 관리에서 기억할 건 하루 중 몸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물을 나누어 마시는 것”이라며 “낮 시간대 적절한 수분 섭취는 소변 농축을 막아 방광 자극을 줄이고 배뇨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영상·로봇 활용해 필요한 부위만 절제

환경적 요인이 겨우내 반복되면 환자의 일상은 위축된다. 밤에 소변 때문에 자주 깨면서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낮 동안 피로가 누적돼 활동량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약물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겨울만 되면 유독 힘들다고 느낀다.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이 요도를 물리적으로 압박하는 구조적 변화가 원인이다. 생활 습관 관리나 약물치료는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전립선 비대가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되면 한계가 온다. 약물과 생활 습관 관리만으로는 배뇨 불편이 반복된다. 김 대표원장은 “겨울철은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게 가장 불편한 시기이지만 동시에 현재 배뇨 상태와 약물치료 한계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치료 방향의 전환을 고민하는 시점에서 고려되는 방법이 아쿠아블레이션이다. 아쿠아블레이션은 고열이나 레이저, 전기 소작을 사용하지 않고 고압의 물줄기만으로 전립선 비대 조직을 제거하는 내시경적 치료다. 증상을 참고 버티는 데서 벗어나 장기적으로 삶의 질을 회복하는 선택지로 주목받는다.

아쿠아블레이션은 요도를 통해 기구를 넣어 전립선 비대 부위를 제거한다. 실시간 초음파 영상과 로봇 시스템을 활용해 전립선의 크기와 모양, 요도와 괄약근 위치를 확인한 뒤 필요한 부위만 절제한다. 고열이나 전기 소작을 사용하지 않아 주변 조직 손상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수술 후에는 전립선 비대 조직에 의해 눌려 있던 요도가 넓어지면서 소변이 지나가는 통로가 확보된다. 소변 줄기가 이전보다 힘 있고 곧게 나오고, 배뇨에 걸리는 시간도 짧아지는 변화를 체감하는 경우가 많다. 힘을 주지 않아도 소변이 자연스럽게 배출되면서 배뇨 과정의 답답함이 줄고, 배뇨 후 남아 있던 잔뇨감이나 다시 화장실을 찾게 되는 느낌도 완화된다.

시간이 지나면 방광 기능도 회복된다. 오랜 기간 전립선에 의해 압박을 받아왔던 방광은 배뇨 통로가 확보되면서 점차 안정적으로 수축·이완한다. 낮 동안 반복되던 빈뇨가 완화되고 밤에 잠을 깨우던 야간뇨 횟수도 서서히 줄어든다.




치료 후 방광 수축·이완 기능 서서히 회복

밤에 소변 때문에 자주 깨지 않으면 수면의 질이 회복된다. 전반적인 컨디션이 좋아지면서 낮 시간대 활동량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외출이나 운동을 앞두고 화장실을 걱정하던 심리적 부담이 줄어 겨울철마다 위축됐던 일상을 다시 이어가게 된다.

김 대표원장은 “전립선비대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배뇨 기능과 삶의 질을 함께 떨어뜨리는 진행성 질환”이라며 “증상이 보다 뚜렷해지는 겨울철은 자신의 배뇨 상태와 현재 치료가 충분한지 점검하기에 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편이 반복되면 아쿠아블레이션 같은 치료를 통해 전립선 비대로 인한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향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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