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리더십의 결은 이렇게까지 다를 수 있다. 떠난 주장과 남은 주장의 온도차가 토트넘 내부 공기를 갈라놓고 있다
'디 애슬레틱'은 6일(한국시간) "프랭크는 로메로가 주장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로메로가 최근 소셜 미디어에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 이후 다음 시즌에도 토트넘에 남아 있을지는 '전혀 모르겠다'고 인정했다"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이 팀을 떠난 뒤 주장 완장을 이어받은 로메로는 전임자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손흥민이 내부 결속과 외부 차단에 집중하는 ‘완충형 리더’였다면, 로메로는 불만을 외부로 터뜨리는 ‘충돌형 리더’에 가깝다. 그리고 그 방식은 점점 더 노골적으로 변하고 있다.
기폭제는 맨체스터 시티전 이후였다. 2-2 무승부 직후 로메로는 개인 SNS에 장문의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동료들의 노력은 훌륭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가용 인원이 11명뿐이라 뛰고 싶었다. 믿기 힘들지만 사실이고 수치스럽다”고 구단을 노골적으로 저격했다.
토트넘 구단의 소극적 행보에 대한 지적이다. 토트넘은 맨시티전 벤치에 유스 선수들을 대거 앉힐 정도로 부상 병동이지만,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미드필더 코너 갤러거와 2006년생 레프트백 소우자를 영입한 게 전부였다. 이 때문에 4년 재계약을 맺은 로메로는 구단의 야심 부족한 모습에 불만을 터트린 것으로 해석된다.
표면적으론 투혼 강조였지만, 화살은 분명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보강에 실패한 구단 수뇌부를 정조준한 발언이었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불과 한 달 전에도 로메로는 SNS를 통해 구단 내부 ‘몇몇 사람들’을 겨냥했다. 일이 잘될 때만 나타나 거짓말을 한다는 식의 공개 저격이었다.
내부에서 소화됐어야 할 불만이, 반복적으로 외부로 분출됐다. 주장 완장을 찬 선수가 택하기엔 가장 파장이 큰 방식이다. 토마스 프랑크 감독도 선을 그었다. 그는 “절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 있다. 선수든, 나든, 누구에게나 같다”고 로메로에게 자제를 당부했다.
짧지만 분명한 메시지였다. 실수는 할 수 있지만 반복은 용납하기 어렵다는 경고였다. 구단은 ‘내부 처리’로 사건을 봉합했지만, 불씨가 꺼졌다고 보긴 어렵다. 실제로 재계약을 체결했지만 로메로와 토트넘의 관계에서 후자가 을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태다.
이 틈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다시 파고든다. 스페인 구단은 지난 시즌부터 로메로를 원했다. 당시 개인 합의엔 문제가 없었지만, 토트넘이 매각을 거부하며 무산됐다. 유로파리그 우승 이후 로메로 마음도 돌아섰고, 구단은 주장직과 최고 수준 대우로 잔류 명분을 만들었다.
하지만 상황은 다시 흔들린다. 반복되는 공개 발언, 프런트와의 긴장 기류, 감독과의 미묘한 거리감. 더 선은 아틀레티코가 올여름 센터백 보강을 계획하며 로메로를 다시 리스트에 올렸다고 전했다. 시즌 종료 후 시장에 나오면 즉시 움직일 준비까지 마쳤다는 후문이다.
토트넘 입장에선 난감한 시나리오다. 손흥민 이탈 이후 리더십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택한 카드가 로메로였다. 그런데 그 리더십이 결속이 아닌 균열로 번지고 있다. 만약 이적까지 현실화된다면, 토트넘은 2시즌 연속 주장 이탈이라는 이례적 상황을 맞는다. 팀 정체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손흥민과 달리 로메로는 직접적인 구단 저격으로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과연 구단의 전력 보강 의사에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로메로가 어떠한 행방을 보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