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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냐, 폭스바겐이냐…7000만원 대형 SUV '아빠차' 승자는

중앙일보

2026.02.07 12:00 2026.02.0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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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車대車⑩ 폭스바겐 아틀라스 vs 현대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7000만원 안팎의 예산으로 살 수 있는 대형 SUV 두 대를 불렀다. 폭스바겐 아틀라스와 현대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다. 아틀라스는 6·7인승이 6800만원 선을 오가며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풀 옵션이 7052만 원이다. 반면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수입과 국산이라는 뚜렷한 차이점도 존재한다. 각 모델을 어떤 소비자에게 추천할 수 있는지 살펴봤다. 서동현 로드테스트 기자 [email protected]

폭스바겐 아틀라스(왼쪽)와 현대 팰리세이드.

넓은 공간과 풍성한 옵션, 높은 활용성으로 무장한 대형 SUV의 인기가 꾸준하다. 대형 SUV는 한때 포드 익스플로러와 혼다 파일럿 등 수입차로만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8년 전 3000만원대의 현대 팰리세이드가 등장하면서 문턱을 낮췄다. 멋진 디자인과 빼곡한 편의장비, 기존 수입차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가족용 이동수단 찾는 가장의 마음을 훔쳤다. 팰리세이드는 2022년 첫 부분변경을 거쳤고, 지난해 1월 2세대로 거듭났다. 신차 효과는 대단했다. 2024년 2만967대에서 2025년 6만909대로 판매가 190% 늘었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의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품은 팰리세이드의 인기가 뜨겁다. 지난해 누적 판매량 3만8112대로, 가솔린(2만1394대)보다 월등히 높은 판매량을 자랑했다.

폭스바겐 아틀라스(왼쪽)와 현대 팰리세이드.

폭스바겐 아틀라스는 국내 대형 SUV 시장에 가장 최근 합류한 신예. 2017년 미국 전략형으로 태어나 지금까지 두 차례 부분 변경을 치렀다. 국내 출시 모델은 폭스바겐의 주력 엔진인 디젤 대신 4기통 가솔린을 얹고 들어왔다.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832대로, 골프 2.0 TDI(831대)와 거의 같은 성적을 냈다. 이번에 비교한 시승차는 모두 7인승 사양이다.


차체 크기 아틀라스 2.0 TSI 팰리세이드 2.5 HEV
길이(㎜) 5095 5060
너비(㎜) 1,990 1980
높이(㎜) 1,780 1805
휠베이스(㎜) 2,980 2970
트렁크 용량(L, SAE 기준) 583/1572/2735 541/1311/2455



아틀라스, 떡 벌어진 외관에 시원시원한 실내


폭스바겐 아틀라스와 현대 팰리세이드의 외모는 어디서나 눈에 띈다. 휠 아치를 가득 채운 21인치 휠과 떡 벌어진 보닛 및 펜더, 넓은 라디에이터 그릴 덕분에 압도적이다. 길이는 모두 5m를 가볍게 넘는다. 너비가 2m에 육박하며 휠베이스도 거의 3m다. 전반적으로 아틀라스의 덩치가 미세하게 큰데, 높이만 팰리세이드가 25㎜ 높다.

폭스바겐 아틀라스.

아틀라스에는 R-라인(Line) 디자인 패키지가 기본이다. 일반형보다 범퍼 디자인이 과격하고, 그릴은 크롬 대신 블랙으로 단장했다. 1열 도어 패널에는 ‘R’ 배지 얹은 가니시도 달았다. 램프 사이즈는 큼직한 편. 특히 리어램프는 두꺼운 한 줄로 연결해 아틀라스만의 존재감을 완성했다. 리어램프를 받치고 있는 크롬 라인에선 중후한 맛도 느낄 수 있다.

지난해 아틀라스 출시 행사 때부터 가장 돋보였던 부분은 앞뒤 엠블럼. 엠블럼 테두리에서 빛이 새어나오는 ‘일루미네이티드 로고’를 적용했다. 더불어 좌우 주간 주행등까지 LED 조명으로 길게 이어 자칫 나이 들어 보일 수 있는 얼굴에 젊음을 더했다. 외관의 유일한 흠은 무심하게 얹은 가짜 배기 머플러. 차라리 장식 없이 매끈한 범퍼를 적용하면 어땠을까.

현대 팰리세이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시승차는 최상위 등급인 캘리그래피 트림. 주간 주행등과 통일성을 이룬 앞범퍼와 전용 패턴으로 꾸민 라디에이터 그릴이 포인트다. 또한 하위 트림들과 달리 휠 아치 클래딩과 사이드 스커트, 리어 범퍼, 후면 번호판 주변까지 차체 컬러로 칠했다. 익스클루시브와 프레스티지 트림은 새까만 어비스 블랙 펄 컬러가 제일 깔끔하다.

네 바퀴는 모두 21인치.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짝을 이룬 사양이다. 265/45 타이어를 끼웠는데, 아틀라스의 휠·타이어와 제원이 같다. 다만 아틀라스에는 한국타이어 아이온 아이셉트 SUV 타이어, 팰리세이드에는 피렐리 스콜피온 MS 타이어를 신겼다. 기온이 영하 10도였던 촬영 당일, 시승 전부터 윈터 타이어의 성능을 기대해볼 수 있었다.



팰리세이드, 다양한 편의 장치로 채운 아늑한 실내


실내는 겉모습보다 극명하게 나뉜다. 아틀라스는 시원시원하다. 나뭇결로 뒤덮은 대시보드 위로 12인치 모니터가 우뚝 솟았다. 운전대를 빼면 물리 버튼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터치 방식 온도 조절 패널은 대시보드에 감쪽같이 숨겼는데, 어두울 때 구별이 어렵다는 점만 빼면 쓰임새가 괜찮다. 2단으로 쌓아 올린 양쪽 송풍구도 아틀라스의 차별점.

폭스바겐 아틀라스.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수납공간이다. 컵홀더 앞뒤와 센터 콘솔 아래 넉넉한 공간을 마련했다. 도어 포켓도 팰리세이드보다 훨씬 크다. 아기자기함보단 실용성에 집중했다. 의외의 매력은 밤이 오면 발견할 수 있다. 동승석 대시보드에서 ‘ATLAS’ 레터링과 별을 닮은 빛이 반짝인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하늘을 떠받치는 거인, 아틀라스와 어울리는 장식이다.

팰리세이드 1열의 첫인상 간추릴 표현은 ‘안정감’이다. 여러 요소 위에 넓은 지붕 씌운 듯한 대시보드로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가죽과 금속, 나무, 직물 등 각종 소재 조합의 완성도는 제네시스 부럽지 않은 수준. 밝은 인테리어를 선택할수록 고급스러움은 더욱 올라간다. 멀티미디어와 공조 시스템 조작부는 전부 물리 버튼으로 남겨 직관성까지 챙겼다.

현대 팰리세이드.

수납공간은 아틀라스보다 조금 부족하지만 9인승 버전보단 훨씬 낫다. 9인승은 센터 콘솔이 시트로 변신하는 탓에 여유 공간이 거의 없다. 편의 옵션은 아틀라스를 훌쩍 앞선다. 전동식 스티어링 칼럼과 음질 뛰어난 오디오, 디지털 룸미러, 정보를 가득 담은 헤드업 디스플레이, 오토홀드 등으로 무장했다. 운전자 입장에선 이보다 더 든든할 수 없다.

2~3열도 비교했다. 같은 7인승이지만 아틀라스는 2열, 팰리세이드는 3열에 3인승 벤치 시트를 넣었다. 아틀라스의 장점은 공간감과 개방감. 분명 체격이 비슷한데, 아틀라스의 2열이 한층 여유롭다. 밝은 내장재 씌운 천장과 거대한 파노라마 선루프도 마음에 든다. 3열 시트는 착좌감이 훌륭하고, 머리 공간도 충분하다. 성인이 탑승해도 충분히 이동할 만하다.

폭스바겐 아틀라스.

팰리세이드의 2열에는 수많은 편의장비가 들어갔다. 전동식 시트는 팔걸이 위 버튼으로 안마 기능도 쓸 수 있다. 머리를 편안하게 받치는 접이식 헤드레스트도 적용했다. 2열 통풍·3열 열선은 동급 수입차에선 기대하기 힘든 옵션. 심지어 3열 시트도 전동으로 움직인다. 단, 3열에 3명이 제대로 탑승할 수 있을진 의문이다. 사실상 6인승에 가까운 구성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아틀라스의 트렁크 용량을 미국 SAE 기준으로 공개했다. 모든 시트를 세웠을 땐 583L, 2열과 1열 시트 뒤쪽으론 각각 1572, 2735L다. 같은 기준으로 측정한 팰리세이드의 적재용량은 541/1311/2455L. 아틀라스는 수동, 팰리세이드는 전동식으로 모든 시트를 접어야 한다. 차박 등을 위한 평탄화는 아틀라스가 더 깔끔하다.

현대 팰리세이드.

성능 아틀라스 2.0 TSI 팰리세이드 2.5 HEV
가격 7인승 6779만원
6인승 6857만원
익스클루시브 4968만원
프레스티지 5642만원
캘리그래피 6326만원
파워트레인 I4 2.0L 가솔린 터보 I4 2.5L 가솔린+전기모터
배기량 1984㏄ 2497㏄
최고출력(마력) 273/5500~6500rpm 엔진 262/5800rpm 모터 합산 334
최대토크(㎏·m) 37.7/1600~4750rpm 엔진 36.0 모터 26.9/0~1900rpm 합산 46.9
연비(㎞/L,복합/도심/고속도로) 8.5/7.6/10.1(㎞/L) 11.4/11.4/11.3
배터리 용량(㎾h) - 1.65
공차중량(㎏) 2105 2235
변속기 자동 8단 자동 6단

아틀라스의 밑바탕은 폭스바겐의 MQB 플랫폼. 2012년 처음 등장해 폭스바겐 그룹의 가로배치 엔진 라인업을 책임졌다. 아틀라스는 그중에서도 몸집이 제일 큰 모델.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리고, 사륜구동 시스템 ‘4MOTION’까지 담았다.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273마력, 37.7㎏·m. 복합연비는 1L당 8.5㎞다. 팰리세이드에도 가솔린 모델이 있지만, 비교 기준인 가격을 맞추기 위해 하이브리드 모델을 섭외했다. 직렬 4기통 2.5L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 모터 2개, 6단 자동변속기를 짝지었다. 기존 1.6 하이브리드를 대체하는 차세대 파워트레인이다. 사륜구동은 선택 사양. 합산 최고출력은 334마력, 최대토크는 46.9㎏·m다. 복합연비는 11.4㎞/L.



아틀라스, 거친 도로에서도 매끈한 승차감


폭스바겐 아틀라스.

두 차의 공통점 중 하나는 운전 난이도. 우람한 덩치를 지녔지만, 막상 운전을 시작하면 크기에 비해 부담스럽지 않다. 아틀라스가 유독 그랬다. 두툼한 보닛 끝자락 위치를 가늠하기 쉬워 골목길에서도 마음이 편하다. 운전대도 상당히 가볍게 돌아간다. 고속에선 더 묵직했으면 좋겠으나, 조작 편의성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면 수긍할 만하다.

가속 성능은 충분하다. 1600rpm부터 나오는 최대토크 덕에 초반 가속은 물론 고속도로 추월 가속도 깔끔히 해낸다. 제한속도를 넘길수록 슬쩍 힘이 줄어드는 건 배기량의 한계. 믿음직한 하체가 균형을 잡긴 하지만, 굳이 회전수를 쥐어짜며 달릴 마음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카랑카랑한 엔진음 뽐내는 스포츠 모드로 적당한 가·감속을 즐기는 편이 낫다.

폭스바겐 아틀라스.

단독 시승 때 알아채지 못했던 아틀라스의 장점도 있었다. 바로 승차감이다. 과속방지턱처럼 볼륨이 큰 요철에선 승차감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 도로에 난 상처가 거칠수록, 뾰족하고 날이 선 구간을 지날수록 아틀라스의 충격 처리 능력이 돋보였다. 즉 잔진동에 강하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같은 최신 기술 없이 하드웨어로만 이뤄낸 성과다.

변속기도 아틀라스의 성향을 암시하는 요소.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DSG) 대신 토크컨버터 방식 자동변속기가 들어갔다. 듀얼 클러치보다 변속은 느리지만 각 단 오르내릴 때 충격이 작다. 순발력보단 편안함이 중요한 아틀라스와 잘 어울리는 파트너다. 주행 중 팰리세이드보다 아쉬웠던 부분은 방음. 속도 높일 수록 창문 주변에서 풍절음이 조금씩 스몄다.



고속에서 풍성한 출력이 돋보이는 팰리세이드


현대 팰리세이드.

팰리세이드의 강점은 ‘깔끔함’이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 페달 밟으면 73마력 전기 모터가 차체를 사뿐히 밀어낸다. 2.2t의 몸무게는 잠시 잊은 채, 고무줄에 걸려 가볍게 튕겨나가듯 속도를 붙인다. 머지않아 엔진도 개입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구조를 대폭 수정했지만 여전히 메인 동력원은 엔진. 당연히 모터와 엔진이 힘을 뭉치는 순간도 아주 자연스럽다.

상대적으로 배기량이 높은 데다가 모터의 지원까지 받은 결과, 빠른 속도에서도 추가 가속이 수월하다. 1세대에 들어갔던 V6 3.8L 가솔린 엔진을 충분히 대체할 만하다. 대부분의 하이브리드는 뛰어난 연비로 만족감을 얻는다. 반면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풍성한 출력을 마음껏 누리며 달릴 때 가장 즐거웠다. ‘다운사이징’으로 인한 자동차세 절감은 덤이다.

현대 팰리세이드.

서스펜션은 거친 노면에선 종종 튀는 듯했으나, 대부분 환경에선 훌륭했다. 특히 고속으로 주행할 때 듬직한 맛이 일품이다. 1세대 팰리세이드는 부드러운 하체를 기반으로 넘실거리는 매력이 있었는데, 2세대는 다르다. 댐퍼를 더 탄탄하게 조여 노면을 진득하게 누르는 힘을 키웠다. 운전대와 앞바퀴의 직결감도 좋은 편. 플랫폼 업그레이드의 결실이다.

아틀라스 7인승의 가격은 6779만1000원.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는 트림별로 4968만~6326만원부터인데, 시승차는 7052만원이다. 선택의 폭은 팰리세이드가 훨씬 넓다. 하이브리드가 아닌 2.5 가솔린으로 눈을 돌리면 시작 가격은 4447만~5706만 원으로 내려간다. 물론 3475만 원부터 시작했던 1세대와 비교하면 가격이 많이 올랐다.

폭스바겐 아틀라스.

세그먼트 외에는 수많은 차이점을 지닌 두 차를 비교 시승하면서 각 모델의 강점을 더 선명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아틀라스는 실내 공간과 밸런스 좋은 승차감이 포인트다. 시트의 형상부터 선루프의 개방감, 수납 및 트렁크 공간 등에서 우세했다. 충분히 검증받은 파워트레인도 장점. 안팎 생김새는 수수해도, 그 속에 든 구성은 보기보다 알찼다.

현대 팰리세이드.

팰리세이드는 여러모로 풍족하다. 우리나라 소비자 취향을 겨냥한 옵션부터 넉넉한 출력까지 대형 패밀리 SUV의 필요조건을 거의 완벽하게 갖췄다. 또한,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더하면서 팰리세이드의 활동 반경을 1000㎞ 이상으로 확장했다. V2L 기능으로 라이프스타일의 폭도 넓힐 수 있다. ‘남 부러울 것 없는 아빠차’의 정석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하다.



김창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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