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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려다 갑자기 극심한 복통…'돌' 생겨 쓸개 제거한 까닭

중앙일보

2026.02.07 13:00 2026.02.0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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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통으로 배를 잡고 있는 남성. 사진 pixabay
30대 여성 A씨는 정상 체중이지만 더 마른 몸매를 만들고 싶어 다이어트에 나섰다. 하지만 열심히 살을 빼던 도중, 갑자기 극심한 복부 통증이 찾아왔다. 결국 참지 못한 그는 병원 응급실로 실려 왔다. 검사 결과, 원인은 담낭(쓸개)에 돌 모양의 결정체가 생기는 담석증이었다. 결국 담낭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A씨처럼 담석증을 앓는 환자가 최근 5년 새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어트를 위해 갑자기 지방 섭취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등의 식습관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극심한 통증을 거쳐 담낭 절제까지 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흔히 쓸개라고 부르는 담낭은 성인 남성의 주먹 절반 정도 크기로, 담즙(쓸개즙)을 농축하고 저장하는 창고 역할을 한다. 담즙은 지방과 지용성 비타민의 소화를 돕는 액체다. 간에서 만들어 담낭에 저장했다가 식사 후 담도를 통해 십이지장으로 분비되는 식이다.

그런데 담즙 성분이 비정상적으로 응고되면 담낭에 '돌'이 생기는 담석증이 나타난다. 7일 대진의료재단 분당제생병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토대로 담석증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2020년 20만9994명에서 2024년 25만8322명으로 23% 증가했다. 이들 환자는 해마다 늘어나는 양상이다.
2020~2024년 담석증 환자 수 추이.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ㆍ분당제생병원
배경엔 늘어나는 다이어트 인구가 있다. 살을 빼려고 갑자기 지방 섭취를 확 줄이면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않고 담낭에 고이면서 담석이 발생하는 식이다.

절식 다이어트로 두 달 만에 6㎏을 감량한 40대 B씨는 최근 건강검진을 받고 놀랐다. 담낭에 작은 모래알 같은 담석이 많이 생겼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증상이 없어서 지켜봐도 된다고 했지만 찝찝한 느낌"이라고 밝혔다.

안요셉 분당제생병원 외과 과장은 "초저칼로리 방식의 다이어트나 장기간 금식을 하게 되면 간이 담즙으로 콜레스테롤을 분비해 담즙 내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진다. 하지만 담낭 기능은 떨어지면서 담즙을 적절하게 배출하지 못하고, 담석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설명했다.

담석이 있다고 무조건 몸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다. 무증상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좁은 담낭 입구에 담석이 끼면 담즙이 내려가지 못하고, 담낭이 늘어나면서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담도산통의 경우, 오른쪽 상복부에서 갑자기 극심한 통증이 시작돼 1~6시간씩 이어지는 식이다. 통증과 함께 오심·구토가 나타나기도 한다.
안요셉 분당제생병원 외과 과장이 환자에게 증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분당제생병원
특히 오른쪽 상복부 통증이 이어지는 가운데 발열, 오한 등이 생기면 담석이 담낭 벽을 자극한 데 따른 급성 담낭염을 의심해야 한다. 심하면 담낭 괴사·천공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빠르게 병원을 방문하는 게 중요하다.

담석증을 치료하기 위해선 보통 담낭 절제술을 활용한다. 소화불량과 오른쪽 상복부 통증, 명치 통증 등의 증상이 뚜렷한 담석증 환자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무증상이지만 다른 담낭 질환으로 악화할 위험이 있는 환자도 수술 대상이다. 다만 담낭 염증이 너무 심하거나 환자의 기저질환이 많으면 피부 밖에서 담낭을 찔러 담즙을 빼내는 시술을 먼저 하기도 한다. 그 후 환자 상태가 개선되면 담낭 절제술을 진행한다.

수술 후 한 달가량은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등 복부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일을 삼가는 게 좋다. 음주·흡연도 상처 회복에 문제가 되는 만큼 피해야 한다. 안요셉 과장은 "담낭 절제술을 받더라도 평소와 비슷하게 식사해도 된다. 다만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거나 과식해서 설사할 경우엔 식사량을 줄이고, 지방이 적은 음식을 먹다가 점점 양을 늘려나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종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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