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질롱(호주), 이후광 기자] 48억 FA 대박 계약에도 마음이 편치 않다. 능력에 비해 많은 돈을 받았고, 능력에 비해 성적이 나지 않는다는 주위의 시선이 자꾸만 거슬린다. 그래서 올해는 그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 최고의 시즌을 보내려고 한다.
프로야구 스토브리그 개장과 함께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한 최원준은 작년 11월 4년 최대 48억 원 조건에 KT 위즈행을 택했다. 계약금 22억 원, 연봉 총 20억 원, 인센티브 6억 원이 적힌 계약서에 사인하며 마침내 FA 외야수라는 타이틀을 새겼다. 48억 원 가운데 42억 원이 보장된 파격 조건이었다.
지난 7일 호주 질롱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최원준은 “확실히 FA 계약을 해서 그런지 준비를 더 잘하게 된다. 계약 규모에 대한 책임감도 생긴다. 지난해 성적이 좋지 않았음에도 KT에서 날 좋게 평가해주신 거라 이제 성적으로 증명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캠프가 유독 신경이 쓰인다”라고 FA 계약 후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기분을 전했다.
서울고를 나와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 타이거즈 2차 1라운드 3순위 지명된 최원준은 타이거즈 원클럽맨으로 꾸준히 활약하다가 지난해 7월 3대3 트레이드를 통해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예비 FA의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기록이 126경기 타율 2할4푼2리 6홈런 44타점 62득점에 머물렀는데 다른 이들이 부러워할만한 계약을 따냈다.
최원준은 “작년 시즌은 환경에 졌다. KIA에서 처음으로 2군에 두 번이나 내려갔다. 거기서 많이 흔들렸다. 사실 어떤 환경에 처해도 이겨내야 하는데 자꾸 2군에 가고, 경기에 못 나가다보니 스스로 약해졌다. 환경을 이겨내지 못한 후회가 크다”라며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정신없이 팀을 옮기면서 느낀 부분도 많았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렇게까지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있었나 싶다. 지금은 오히려 속이 후련하다”라고 다사다난했던 지난해를 되돌아봤다.
2025시즌을 마친 뒤 복기를 통해 부진할 수밖에 없었던 문제점도 파악했다. 최원준은 “심리적으로 급해지다보니 쫓기는 타격을 했다. 급한 모습이 타석에서 그대로 나왔는데 KT 데이터 분석팀과 타격코치님들이 그런 부분을 말씀해주셨다. 지금은 잘 준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KT 위즈 제공
최근 기량이 떨어져서 그렇지, 최원준은 2020시즌 123경기 타율 3할2푼6리를 시작으로 2021시즌 143경기 타율 2할9푼5리, 2024시즌 136경기 타율 2할9푼2리를 해냈다. 2021시즌 최다안타 3위(174개), 도루 2위(40개)에 올랐던 선수가 바로 최원준이다. 타율 2할8푼에 30도루를 꾸준히 해낼 수 있는 선수이며, KT 또한 그런 점에 매력을 느끼고 투자를 단행했다.
최원준은 “구단에서 작년이 아닌 이전 내 모습을 보고 영입 제안을 해주셨다고 볼 수 있지만,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미래 가치를 높게 보고 투자해주셨다는 생각도 든다. 나 또한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라며 “캠프에서 훈련을 하면서 구단의 믿음이 느껴진다. 작년보다 홀가분한 마음에서 시즌을 준비 중이며, 더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 같다”라고 바라봤다.
KT 위즈 제공
그렇다면 첫해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내야 KT 투자가 옳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최원준은 “타율 3할, 30도루, 150안타 정도는 쳐야 스스로 납득이 될 거 같다. 그 동안 주위에서 항상 능력에 비해 성적이 안 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제는 그런 평가를 깨고 싶다. 능력이 비해 좋은 성적을 내야 납득이 가능하다”라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2021년 40도루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선 일단 많은 출루가 이뤄져야 한다. 최원준은 “최만호 코치님이 다시 뛸 수 있게끔 많은 조언을 해주신다. 나 또한 공격력이 살아나면 30~40도루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사실 KIA 시절에는 이 정도까지 도루를 하겠다는 목표는 없었다. 항상 20~30도루 정도를 생각했는데 KT에서는 욕심을 내겠다”라고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