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향후 5개년 대내외 정책 노선을 결정할 9차 노동당 대회를 이달 하순 평양에서 개최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구체적인 날짜는 명시하지 않았다. 이번 당 대회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북·미 대화 가능성은 물론 남북 관계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전날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7차 정치국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날 정치국 회의는 노동당 9차 대회 대표자 자격 및 집행부·주석단·서기부 구성안, 당대회에 제출할 문건 등의 안건도 논의·가결했다.
‘당·국가 체제’인 북한에서 당 대회는 국정운영의 방향과 주요 정책 노선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 결정 기구다. 1946년 8월 1차 당 대회 이후 2021년 1월 8차까지 8차례 열렸다. 1980년 10월 열린 6차 대회에서 김정일이 김일성의 후계자로 공식 선포됐다. 김정일은 집권 기간 단 한 차례도 당 대회를 열지 않아 ‘은둔의 지도자’ 이미지를 강화했다. 반면 김정은은 2016년 36년 만에 7차 당 대회를 부활시켰다. 이후 5년 주기가 정착되는 모습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정은이 주관한 7차 당 대회는 4일, 8차는 8일 간 진행됐다. 이번에도 김정은의 개회사와 개회 선언→집행부·서기부 선거→의정(의제) 승인→경제·군사 부문별 당 중앙위의 사업총화 보고→당 규약 개정 토의·결정→중앙지도기관 선거→사업총화보고서 채택 및 김정은의 폐회사 순으로 예상된다. 8차 대회에선 6일 차에 김정은을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하기도 했다.
9차(2026~2030년)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임기(2025~2029년)에 걸쳐 있는 만큼 김정은이 이번 당 대회 연설을 통해 북·미 대화의 조건을 보다 구체화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해 9월 “비핵화의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에 기초해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미국과 마주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대남 노선과 관련해선 ‘적대적 두 국가 관계’ 관련 추가 언급이 있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북·러, 북·중 관계의 재조정을 시도할지도 주목하고 있다.
대내적으론 핵무기 관련 또는 재래식 무기의 현대화를 위한 새로운 과업을 제시할 수 있다. 북한은 당대회에 맞춰 열병식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기에서 새로운 무기가 등장할지도 관심거리다.
당 대회의 공식 일정이 끝나면 김정은은 딸 주애 등과 함께 경축 대공연과 기념 열병식을 참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자리에서 김정은을 주석으로 추대하는 절차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와 관련,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9차 당 대회와 최고인민회의를 거쳐 김정은의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주석” 직책이 공식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2024년 9월 이후 김정은을 ‘국가수반’으로 지칭해왔는데, 이는 1974년과 1992년 개정 헌법에 규정된 ‘주석’ 역할과 일치한다는 점에서다.
김정은이 주석 호칭을 쓴다면 할아버지 김일성의 사망(1994년) 이후 32년 만이다. 김정은 체제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화하기 위한 작업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