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질롱(호주), 이후광 기자] 이렇게 순수한 표정으로 시속 154km 강속구를 뿌린다니. 프로야구 KT 위즈가 야심차게 데려온 아시아쿼터 투수가 묘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 출신의 우완투수 스기모토 코우키(26)는 작년 11월 총액 12만 달러(약 1억7000만 원) 조건에 KT와 계약했다. KT 창단 첫 아시아쿼터 선수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KT는 2026시즌 KBO리그 아시아쿼터 제도 도입 확정과 함께 일본, 호주, 대만 등 아시아 시장을 빠르게 물색했고, 일본 독립리그에서 마무리 박영현 앞을 책임질 강속구 불펜 자원을 발견했다.
7일 KT 호주 질롱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스기모토는 “KT 구단에서 적응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주셨다. 해외로 나온 거 자체가 처음인데 식사도 되게 잘 맞고, 날씨도 따뜻하다. 점심으로 나오는 한식이 입에 잘 맞아서 매일매일 많이 먹고 있다”라며 해맑게 웃었다.
벌써 친해진 동료도 생겼다. 스기모토는 “투수조 분위기가 너무 좋다. 형들이 분위기를 되게 잘 이끌어 주신다”라며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 나이가 같은 손동현과 가장 먼저 친해졌다. 호주에 와서는 김민수 선수가 일본어에 관심이 많아서 서로 캐치볼을 많이 하면서 가까워졌다. 되게 잘 해준다. 박영현, 이상동 등 친해진 선수들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스기모토는 최고 구속 154km 강속구에 슬라이더,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불펜피칭을 지켜본 이강철 감독은 “직구의 궤적이 심상치 않다. 박영현 컨디션이 가장 좋았을 때를 보는 거 같았다. 위력이 상당하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에 대해 스기모토는 “처음 불펜피칭 시작했을 때부터 내가 갖고 있는 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고 있다. 순조롭게 훈련이 이뤄지고 있어서 만족스럽다”라고 말했다.
KT 위즈 제공
그런데 정작 선수는 직구가 아닌 변화구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기모토는 “난 변화구에 자신이 있다. 파이어볼러보다 변화구를 잘 던지는 기교파 투수로 인정을 받고 싶다”라며 “커브, 커터, 슬라이더 3개가 주 무기다. 여기에 포크볼도 가능하다. 이 중 하나가 자신있다기보다 그날 잘 들어가는 구종을 선택해서 결정구로 사용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KBO리그를 공부했을 때 한국 타자들의 경우 몰리는 공이 제대로 걸리면 다 홈런을 치더라. 그런 이미지가 강하게 박혔다. 그래서 공 하나하나 신중하게 생각하면서 던질 생각이다”라고 플랜을 덧붙였다.
스기모토는 지난 2023년 일본 독립리그 명문 야구단인 토쿠시마 인디고삭스에 입단해 2025시즌 42경기 5승 3패 평균자책점 3.05을 기록했다. KT 입단으로 프로 무대 데뷔전을 눈앞에 둔 그는 “관중이 많으면 텐션이 올라가는 편이다. 더 즐겁게 던질 수 있다. 프로 무대에서 뛰는 거에 대해 기대가 크다”라고 설렘을 전했다.
KT 위즈 제공
KBO리그는 올해 스기모토를 비롯해 무려 8명의 일본인 투수가 아시아쿼터 데뷔전을 갖는다. 다른 일본 선수들이 의식되지 않냐는 질문에 스기모토는 “경쟁심 같은 건 전혀 없다. 내 플레이에만 집중할 것이다. 친분이 있는 미야지 유라(삼성 라이온즈), 토다 나츠키(NC 다이노스)만 조금 신경이 쓰인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미야지는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아시아쿼터 선수 가운데 최고가 되겠다”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스기모토에게도 올해 각오를 묻자 “난 KT 우승에 공헌하는 게 목표다. 그리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