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리 '트럼프 직격' 연설 반향…중견국 무역·국방 강화 '투트랙'
유럽의 한국산 무기구매 추세에도 '중견국 연대' 주목
이해관계 복잡한 중견국 구심점 마련 난제…"美 안보에 여전히 의존" 지적도
미국도 중국도 못 믿겠다…'미들파워' 중견국 합종연횡 거세지나
캐나다 총리 '트럼프 직격' 연설 반향…중견국 무역·국방 강화 '투트랙'
유럽의 한국산 무기구매 추세에도 '중견국 연대' 주목
이해관계 복잡한 중견국 구심점 마련 난제…"美 안보에 여전히 의존"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미국을 위시한 강대국들이 반세기 이상 이어진 국제 규범을 뒤흔들기 시작하면서 '미들 파워'(Middle Power)로 불리는 중견국들이 힘을 뭉치자고 주창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지난달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은 국제 정세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패권 행보를 예측하기 어려워진 두 강대국 미국, 중국이 새판을 짜려는 상황에서 유럽 각국, 캐나다, 한국, 일본, 호주, 인도 등 세계 주요 중견국들이 '로드킬' 신세를 면하려고 무역부터 안보까지 여러 분야에서 연대를 강화해 나가려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미들파워 연대'는 카니 총리의 '반(反)트럼프 연설'을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큰 시대적 흐름으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위협'이 절정에 달한 때 이뤄진 연설에서 카니 총리는 미국을 위시한 강대국들의 '강압 시대'가 열렸다고 정면으로 지적하면서 중견국들이 뭉쳐 함께 대응하자고 제안했다.
혼란스러운 국제 질서 속에서 카니 총리의 연설은 특히 유럽 각국을 비롯한 중견국들의 사이에서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중견국들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크게 변모한 미국도, 새 대안을 자청하는 중국 모두 일방적으로 신뢰하기 어려워졌다.
NYT는 "미국은 국제 규범을 뒷받침하는 오랜 지도자의 역할에서 물러나면서 경제·군사력을 노골적으로 활용해 다른 나라들이 자국의 지시에 따르도록 강압하고 있다"면서 "중국도 '새 어른' 행세를 하고 있지만 각국은 중국을 자국에 유리하게 세계 무역 규칙을 왜곡할 수 있는 권위주의 체제로 보고 신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여러 중견국은 미국,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자립성을 키우는 한편, 다른 중견국과 연대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을 통해 미국과 경제 통합도가 높은 캐나다는 최근 카니 총리의 방중을 통해 중국과 경제 협력 강화를 모색했다. 또한 대미국 석유 수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수출 터미널 시설도 확충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MERCOSUR)와 FTA에 서명한 이어 인도와도 역대 최대 규모의 FTA를 타결했다. 또 호주와 FTA 체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트럼프 무역전쟁'에 맞서 '메가 FTA'로 새 활로를 찾고자 하는 EU 차원의 노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러시아 석유 구매를 이유로 미국으로부터 한때 고율 관세를 부과받았던 인도도 FT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미국 의존도 낮추기에 주력하고 있다.
인도는 작년 7월에는 영국과, 지난달 EU와 FTA를 각각 체결했다. 시크교도 암살 사건으로 인한 외교 갈등 때문에 중단했던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도 2년여 만에 재개했다.
서방 중견국들 사이에서는 안보 분야에서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자강 노력도 큰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나토 회원국들이 작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으로 국방비를 올리기로 합의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밀린 측면도 있지만 대서양 동맹의 미래에 불안을 느낀 유럽 스스로 군비 증강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위기감이 커진 EU와 유럽 각국은 군사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군사력 확충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가 한국산 K2 전차, K-9 자주포 등 기갑전력을 대거 수입한 것처럼 무기 체계 보강과 군 병력 확대 양대 축으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WSJ은 폴란드,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들이 한국에서 전차, 포병 장비, 미사일 등을 대거 도입하는 등 한국이 유럽 국가들의 주요 무기 공급국으로 부상한 것도 유럽과 아시아 간 '중견국 협력' 강화의 흐름의 연장선에서 보고 주목했다.
다만 세계적으로 여러 중견국 사이의 이해관계가 매우 다양하고, 일부 중견국 간 이해관계는 상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광범위한 '미들파워 연대'를 구축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아울러 유럽 등 여러 국가가 여전히 안보를 크게 미국에 크게 의존하는 현실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성급하게 정리할 수 없다는 지적도 여전히 나온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WEF에서 "우리의 모든 좌절과 분노에도 불구하고 대서양 동맹을 성급히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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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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