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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열쇠 꽂으면 촬영 시작…中 호텔 객실 설치된 180개 몰카

중앙일보

2026.02.07 20:27 2026.02.07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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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BBC 유튜브 캡처

중국 일부 호텔 객실에서 설치된 몰래카메라를 통해 수천 건의 불법 촬영물이 유통되고 있다고 영국 BBC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BC는 18개월 동안 추적을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 텔레그램에서 홍보 중인 6개의 서로 다른 불법 웹사이트와 앱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호텔 객실에서 촬영돼 음란물로 판매되는 수천 건의 몰래카메라 영상이 발견됐다.

한 플랫폼 운영자는 객실에 총 180개가 넘는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며 홍보했고, 일부 텔레그램 채널의 회원 수는 1만명에 달했다. 또한 BBC가 7개월간 불법 웹사이트를 정기 모니터링한 결과 54대의 서로 다른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을 발견했고, 그중 절반은 실시간 중계 중이었다.

사진 BBC 유튜브 캡처

한 웹사이트에선 월 450위안(약 9만5000원)을 내면 여러 객실을 볼 수 있었고, 투숙객이 방 열쇠를 꽂자 사전에 설치된 몰래카메라가 즉시 촬영을 시작했다. 영상은 되감기와 내려받기까지 가능했다.

BBC는 “통상적인 객실 점유율을 기준으로 추산하면 그간 수천 명의 투숙객이 촬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대부분은 자신이 카메라에 찍혔다는 사실조차 모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호텔투숙객을 지켜보며 외모나 성적 행위를 평가하는 의견을 나누는 텔레그램 채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BBC는 SNS와 자체 조사 등을 통해 몰래카메라 중 하나가 중국 중부 정저우의 한 호텔 객실에 설치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객실에서 침대를 향해 설치된 카메라를 벽 환기장치 안에서 발견했다. 취재 결과 카메라를 철거하는 과정조차 텔레그램 채널에서 빠르게 공유됐고, 운영자는 이를 대체할 다른 호텔 카메라가 새롭게 작동되고 있다고 공지해 환호받기도 했다.

이와 같은 불법 촬영물 유통을 중국 내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까지 12명이 관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중개업자 추적 과정에선 공급망 상위의 ‘카메라 소유자’가 있고, 이들이 몰래카메라 설치 및 플랫폼 관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BBC는 멤버십 및 구독료를 기준으로 한 운영자가 작년 4월 이후 최소 16만3200위안(약 3451만원)을 벌어들였다고 추산했다. 이는 중국 통계국이 발표한 지난해 중국인 평균 연 소득 4만3377위안(약 917만원)의 3.7배에 해당한다.

중국 호텔 객실 내 불법 촬영 문제는 10여 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4월 호텔 소유주에게 몰래카메라 설치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규정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BBC는 “중국 호텔 객실에서 촬영될 위험은 사라지지 않았다”면서 “중국에는 몰래카메라 판매와 사용에 대한 엄격한 규정이 있지만, 중국 최대 전자제품 시장인 선전 화창베이에서는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종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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