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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수사권 가진 '금감원 특사경' 뜬다...'경기도 특사경'이 모델

중앙일보

2026.02.07 22:18 2026.02.07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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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 2월 25일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특사경(특별사법경찰)과 함께 과천 소재 신천지예수교회 총회본부를 찾아 강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진=경기도
이재명 대통령의 한마디에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인지수사권 확보 및 수사권한 확대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을 담당하는 자본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는 동시에, 불법 사금융 수사를 전담할 민생특사경을 신설해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잠정합의안을 이번주 중 국무총리실과 법무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1월 27일 국무회의에서 “금감원 특사경이 왜 인지수사를 못 하게 하느냐”고 공개적으로 문제제기한 지 약 2주 만에, 2019년 금감원 특사경 출범 시부터 논란이 됐던 인지수사권 논란이 단번에 정리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이 같은 공개 발언의 배경에 ‘경기도 특사경’ 경험이 자리잡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특사경을 전면에 내세워 강도 높은 현장 수사를 벌였고, 도정 성과와 정치적 입지 강화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실제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였던 2018~2022년은 도 특사경의 ‘황금기’로 불린다. 이 대통령은 2018년 도지사 취임 직후 기존 1단 7팀 101명 규모였던 경기도 특사경 조직은 2과 11팀 155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수사 범위 역시 기존 6개에서 12개 분야로 넓어졌다. 사채업자와의 전쟁, ‘강아지 공장’으로 불린 불법 번식장과 유기견 불법 안락사 단속, 성매매 불법 광고, 계곡 불법 점유 식당, 불법 부동산 거래까지 수사 대상은 전방위였다. 당시 경기도 특사경은 108개 법률에 근거한 수사 권한을 보유, 전국 14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폭넓은 권한을 행사했다.

흐름을 결정지은 건 코로나19 사태였다. 2020년 2월 25일,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대규모 집단감염의 진원지였던 과천 신천지교회 총회본부에 직접 진입했는데, 당시 최전선에서 현장 대응을 떠받친 조직이 특사경이었다. 도 특사경은 역학조사관과 함께 신천지본부에서 사실상 압수수색에 준하는 수준의 역학조사를 벌였다. 이같은 강력한 코로나19 대응 과정은 이재명 당시 지사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대선주자로 발돋움하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 정치권 평가다. 당시 경기도정에 관여했던 여권 관계자는 "특사경은 지방정부의 의지가 어떠하냐에 따라 성과의 차이가 크게 갈리는 영역이었다"며 "당시 탈세나 불법 사금융 등에서 특사경이 혁혁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보이스피싱, 자금세탁 등 금융 범죄 전반에 대해 금감원 특사경이 경기도 특사경처럼 역할을 해야 금융소비자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 중앙포토

논의가 최종 마무리되면 특사경은 ▶시세조종 ▶불법 공매도 ▶내부자 거래 ▶허위 공시 등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을 넘어 대부업법과 채권추심법을 중심으로 한 불법사금융에 대한 인지 수사가 가능해진다. 출범 이래 가장 강력한 금감원 특사경이 탄생하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지수사권 부여로 최대 10주가량 수사 기간이 단축돼 금융 민생 범죄에 대해 신속한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논의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향후 금감원 특사경의 운영 성과에 따라 보험사기, 보이스피싱, 가상자산 관련 범죄까지 수사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기도 특사경도 처음엔 87개였던 수사기능 직무 범위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108개까지 늘어났었는데,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감원이 향후 특사경 수사 범위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사실상 외부 통제 없이 수사를 진행했던 경기도 특사경과 달리, 금감원 특사경에는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라는 제도적 장치가 존재한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수사심의위를 금감원 산하에 두는 방법 등도 논의했으나, 수사권 남용에 대한 우려가 커 현재 금융위 수심위를 그대로 활용하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찬진 금감원장도 지난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금융위 수심위가 (금감원 특사경을) 통제하는 것으로 협의되고 있으며, 상당 부분 통제 장치가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소비자시민모임의 윤명 사무총장은 “제한된 권한과 인력에 막혀 있던 금감원 특사경의 수사권이 확대되면 금융소비자 피해 구제와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반면 금융권 관계자는 “인지수사권이 확보되면 상시적인 수사 리스크가 커지면서 경영상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 있다”며 “감독과 수사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 특사경이란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지방자치단체와 행정기관, 정부 부처에서 특정 전문 분야의 범죄를 전담하도록 수사권을 부여받은 인력을 말한다. 법률에 명시된 범위 내에서만 수사가 가능하며, 현재 국세청·식약처·환경부·국토교통부·해양수산부 등의 기관이 특사경을 운영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도 특사경 도입 논의가 진행 중이다.



김다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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