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재개된 이란과의 핵협상에서 경제 제재와 군사력을 함께 동원해 최대한의 압박을 가했다.
회담 전엔 이란의 물품을 수입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고, 협상장엔 군복을 입은 항공모함 사령관을 투입했다. 직후엔 아예 맏사위가 중동에 배치된 항공모함에 탑승해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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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직전 행정명령…“이란 원유 사면 관세”
미국과 이란은 6일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이란 핵문제를 논의하는 협상을 재개했다. 작년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이 잇달아 이란 핵시설을 공습하며 대화가 중단된 지 8개월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재개된 당일 행정명령을 통해 “이란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간접적으로 구매, 수입, 기타 방식으로 확보하는 모든 국가의 대미 수출품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며 이른바 ‘2차 제재’를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이란과 거래하는 국가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던 압박성 발언을 실제 행정명령으로 만들어 즉각 시행토록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나라에 관세를 부과할지, 또 어느 정도의 관세를 적용할지에 대해선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25% 추가 관세’를 예시로 들며 이란의 ‘돈줄’을 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행정명령에 앞서 미 국무부는 이란산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의 불법 거래에 연루된 단체 15곳과 개인 2명, 선박 14척에 대한 제재안을 발표하며 이들의 모든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국민 및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했다.
국무부는 제재안을 발표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의 최대 압박 캠페인 아래 이란 정권의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 불법 수출을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며 최고 수위의 경제 압박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전략임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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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정복 입고 협상…“외교 관행 깬 압박”
6일 오전 10시쯤 시작해 오후 6시까지 이어진 이날 회담은 오만을 가운데 놓고 ‘간접 대화’ 형식으로 진행됐다. 사이드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이 이란 대표인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을 먼저 만나 입장을 들은 뒤, 미국 대표인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과 중동 특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만나 의견을 나누는 형태였다.
이날 협상장엔 미 중부사령부(CENTCOM)의 수장 브래드 쿠퍼 사령관도 해군 정복을 입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쿠퍼 사령관은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 전단을 포함한 대규모 전력을 지휘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 한마디면 언제든 이란을 공격해 초토화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이다.
AP통신은 “고위급 외교에 군 지도자들을 투입하는 이례적인 조처를 취한 것은 전통적 공화당 행정부의 외교 관행을 깬 것”이라며 “이란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압박 차원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협상이 미국의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언제든 ‘공격 명령’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압박이란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플로리다로 이동하는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매우 좋은 대화였다”고 평가하며 “다음 주 초에 다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합의하기를 매우 절실하게 원하고 있는 것 같다”며 “만약 그들(이란)이 합의를 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매우 가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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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반발’하자…맏사위 항모 태워 압박
이번 회담의 최대 쟁점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이다. 미국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을 완전히 포기하는 ‘농축제로’를 요구하지만, 이란은 이를 주권 문제라고 주장하며 강력히 거부하고 있다. 미국은 또한 핵프로그램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개발 및 주변국의 무장세력 지원 문제 등도 협상 테이블에 올리려 하고 있다. 반면 이란 정부는 반정부 시위의 여파로 정권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이번 회담을 수용했지만, 핵 프로그램 외 국방 프로그램이나 이란 국내 정세 등은 협상 의제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7일 알자지라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과 핵협상에 대해 “좋은 출발이었지만,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또 우라늄 농축은 “빼앗을 수 없는 우리의 권리”라며 우라늄 농축에 관한 권리에 대한 보장을 요구했다. 이어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중동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기지를 공격하겠다고도 했다.
이란의 반발에 트럼프 대통령은 재차 ‘행동’으로 답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가 나란히 이미 중동에 배치돼 있는 에이브레햄 링컨 항모를 방문한 모습을 공개했다.
윗코프 특사는 7일 X(옛 트위터)에 항모 방문 사실을 공개하며 “장병들은 우리를 안전하게 지키고 트럼프 대통령의 ‘힘을 통한 평화’ 메시지를 수호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실제 비행 작전을 참관했다”고 적었다. CNN은 “미국의 군사적 존재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타격 옵션을 검토하면서 더욱 가속했지만, 검토한 옵션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는 신호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