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세 수입이 예상을 웃돌 전망이다. 예상대로라면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세수 펑크’를 끊고 3년 만에 ‘초과 세수’를 기록한다. 연초부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론이 고개를 드는 근거다.
8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정부의 올해 국세 수입 예산은 390조2000억원이다. 지난해 예산(추경 기준)보다 18조2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정부는 올해 이를 무난히 달성하거나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반도체 대기업을 중심으로 법인세 전망이 밝다.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에만 영업이익 20조73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분기 20조 클럽’에 가입했다. SK하이닉스 역시 4분기에 전년 대비 137.2% 증가한 19조169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정부 관계자는 “개선된 영업이익은 3월 법인세 신고 때 일부 반영될 수 있고, 8월 중간예납에서도 세수 증가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법인세 수입 전망치는 86조5000억원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피 639개 상장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영업이익은 179조56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5.0% 증가했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장사 영업이익 증가율과 법인세 증가율의 밀접한 상관관계를 고려하면, 올해 법인세는 정부 예산안 대비 8조~9조원 더 걷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호실적은 성과급 증가와 소득세 수입 증가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올해 근로소득세 수입이 전년 대비 3조7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증가 폭은 이보다 클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거래세도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코스피가 41조원, 코스닥이 21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각각 116.9%, 52.1% 증가했다. 1월부터 코스피와 코스닥 증권거래세율이 0.05%포인트씩 상향된 것까지 고려하면 세수 증대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
관가 안팎에서는 ‘추경 편성론’에 무게가 실린다. 초과 세수를 활용하면 재정 부담을 덜고, 국채 발행을 최소화할 수 있어 추경 문턱은 한층 낮아질 수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위기 상황이 아니었던 과거 사례를 고려하면 10조~15조원 수준의 추경 편성이 가능하다”며 “K자형 성장 양극화로 인한 물가 및 민생 안정, 행정 통합 지원 등에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최소 1분기, 특히 3월 법인세 신고가 지나야 올해 전체 흐름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도 있다. 예컨대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이 재차 고조되고 있는 건 부담을 키운다. 기업이 설비 투자를 늘리면 투자세액공제 또한 늘어나기 때문에 실제 법인세 수입 증가분이 기대에 못 미칠 여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