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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아·라’ 빛난 밀라노…'문화강국' 이탈리아 200분에 녹였다

중앙일보

2026.02.08 00:22 2026.02.08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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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개막한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평화의 아치'(아르코 델라 파체, Arco della Pace) 성화대에 점화된 성화가 타오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탈리아가 수십 세기 동안 쌓아 올린 문화유산에 대한 200여분의 헌사였다. 지난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식 얘기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다)의 작품에서 착안한 성화대,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보)가 부르는 오페라 아리아, 패션 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 (아)를 추모하는 런 웨이, ‘라 스칼라’ (라) 발레 아카데미 무용수들의 공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문화 아이콘들이 한데 어우러져, 이번 올림픽의 주제인 ‘조화(Armonia)’의 메시지를 구현했다.

올림픽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라 할 성화 점화부터 남달랐다. 개회식 연출자 마르코 발리치는 다빈치의 작품 ‘매듭(Knot)’에서 영감을 얻은 구(球) 형태의 성화대를 밀라노의 ‘평화의 아치’(아르코 델라 파체·Arco della Pace)와 코르티나담페초 ‘디보나 광장’(Piazza Dibona) 두 곳에 설치했다. ‘평화의 문’ 성화 점화는 알베르토 톰바와 데보라 콤파뇨니가, ‘디보나 광장’은 소피아 고자가 담당했다. 셋 다 올림픽 알파인 스키 종목에서 ‘금빛 질주’를 펼친 이탈리아의 스포츠 영웅들이다. 점화 순간, 푸른 구 모양의 성화대가 두 개의 태양처럼 붉은 빛으로 강렬하게 타 올랐다.

단일 올림픽에서 두 개의 성화대가 동시에 점화된 건 처음. 이번 올림픽이 사상 최초로 6개 도시에서 분산 진행된다는 점을 강조한 연출로 보인다.



2026 밀라노ㆍ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개막한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평화의 아치'(아르코 델라 파체·Arco della Pace) 성화대에서 성화 최종 주자로 나선 이탈리아 알파인스키의 전설 데보라 콤파뇨니와 알베르토 톰바가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성화를 점화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날 성화 봉송 주자들을 경기장에서 반긴 건 이탈리아 출신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였다. 30년 넘게 오페라와 대중음악을 아우르며 세계 무대에서 활약, 9000만장 이상의 음반을 판매한 보첼리는 이날 이탈리아의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속 아리아 ‘네순 도르마(Nessun Dorma·아무도 잠들지 말라)’를 불렀다. 네순 도르마는 또 다른 이탈리아의 전설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20년 전 토리노 동계올림픽 개회식 무대에서 피날레를 장식했던 노래이기도 하다. 파바로티가 이후 건강 문제로 다시 무대에 오르지 못하며 당시 공연이 그의 마지막 무대가 됐다.

이탈리아 출신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가 6일(현지시간)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날 보첼리가 절정 부분의 가사 “빈체로(Vincero·승리하리라)”를 부르는 순간, 미리 경기장에 도착해있던 봉송 주자들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성화를 건네받았다. 동시에 무대를 둘러싼 조명이 차례로 켜졌고, 환한 빛 속의 6만여 관객들이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6일(현지시간)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2026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식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김종호 기자 20260206

개회식은 이탈리아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퍼포먼스로도 눈길을 끌었다. 개회식 초반에는 이탈리아 국기 입장식과 함께 지난해 9월 별세한 이탈리아 패션계 거장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기리는 런웨이가 진행됐다. 수십 명의 모델들은 아르마니가 디자인한 의상을 입고 입장했다. 옷 색은 이탈리아 국기에 담긴 초록·흰색, 빨간색 셋으로 통일했다. 색깔 별로 줄 지어 등장한 모델들이 경기장을 횡단하자 이탈리아 국기가 움직이는 듯한 효과가 연출됐다.

6일(현지시간)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이탈리아의 조화 : 아름다움'을 주제로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김종호 기자]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 ‘라 스칼라’의 발레 아카데미 무용수 70여명은 이탈리아의 신고전주의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의 조각상 ‘큐피드와 프시케’를 주제로 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큐피드와 프시케’는 1787년부터 1793년 사이에 조각된 작품으로 신인 큐피드가 키스로 인간인 프시케를 깨우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작품이다.
성대한 개막식으로 문을 연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은 8개 종목, 16개 세부 종목 등 총 116개의 금메달을 놓고 22일까지 펼쳐진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선수 71명 등 총 130명의 선수단을 파견하고 금메달 3개와 종합 순위 10위 이내를 목표로 삼고 있다.



최민지(choi.minj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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