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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2차 특검후보 추천에 불쾌”…명·청 갈등 격화

중앙일보

2026.02.08 07:26 2026.02.08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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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조승래 사무총장. 김성룡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의 2차 종합특별검사 후보 추천에 불쾌감을 드러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민주당의 ‘명(이재명)·청(정청래)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8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민주당의 전준철 변호사 추천 보고를 받은 뒤 “어떻게 이런 사람을 추천할 수 있느냐” “순수한 의도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권창영 변호사를 2차 종합특검에 임명했다. 민주당 추천 인사 대신 혁신당 추천 인사를 임명하는 건 이례적이다. 그간 당내 갈등에 거리를 뒀던 이 대통령이 정청래 민주당 대표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전 변호사는 2023년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사건 변호를 맡았다. 김 전 회장은 당시 별도로 진행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재판에서 이 대통령을 사건 배후로 지목했다. 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에서 “(전 변호사는) 이재명 죽이기에 동조했던 검찰 출신 법조인”(박홍근 의원)이란 반응이 나온 이유다.

전준철
민주당에선 친명·친청(친정청래) 간 전선이 뚜렷하게 그어졌다.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한 사실이 드러나자 이건태 의원은 8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최고위원의 사퇴를 촉구하며 “이 대통령에 대한 배신이자 당론에 대한 명백한 반역”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도 “특검을 추천할 때 보통 법사위와 상의하는데 전혀 소통이 없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정 대표는 결국 간접적으로 사과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 대표는 당의 인사 검증 실패로 대통령에게 누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추천자인 이 최고위원도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고 했다. 반대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이슈부터 정 대표와 날을 세워 온 ‘반청계’ 최고위원들은 “제정신인가. 제2의 체포동의안 가결 시도”(이언주), “최고위원인 저도 몰랐는데 어떻게 ‘당·정·청’ 원팀인가”(강득구)라고 했다. 물밑에선 “대통령하고 한판 붙겠다는 선언”(친명 초선의원)이란 격한 반응이 나왔다.

‘명·청 갈등’ 이슈는 특검 임명 이전부터 누적됐다.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폐 논란이 대표적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예외적으로 (보완수사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지난 5일 보완수사요구권만 부여하는 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당시 정 대표는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대통령이 흔쾌히 ‘당에서 주도적으로 수정·변경토록 하라’고 했다”며 의원들을 설득했는데, 이게 역으로 친명계의 역린을 건드렸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엇갈린 이해관계가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친명계 일각에선 정 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해 옛 친문(친문재인)계를 규합해 독자 세력을 형성한 뒤,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연임을 노릴 것이라는 의심이 팽배하다.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이언주 최고위원)라는 것이다. 한 친명계 의원은 “당원주권주의는 구호일 뿐, 실상은 친문 부활과 정 대표 본인의 입지 강화라는 걸 전준철의 논란으로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영익.이찬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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