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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다카이치 황금시대…아베처럼 장기집권 가능성

중앙일보

2026.02.08 07:31 2026.02.08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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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8일 총선에서 당선된 자민당 후보 이름 위에 장미를 달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황금시대’가 막을 올렸다.

8일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압승하면서다. 다카이치 총리의 인기로 국민의 압도적 신임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일본에선 당분간 주요 선거가 없기 때문에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전 총리(5년5개월)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7년8개월) 같은 장기 집권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당신의 한 표를 제게 맡겨 주십시오.”

다카이치 총리는 5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다카이치 사나에의 마지막 부탁’이라는 글을 올렸다. 동료 의원들이 총리를 뽑는 일본에서 국민에게 ‘신임 투표’를 촉구하는 이례적인 호소를 한 것이다. 여기엔 21만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19일 기자회견에서 “다카이치 사나에가 내각총리대신으로 적합한지 묻겠다”며 자신의 진퇴를 걸어 16일짜리 초단기 선거의 주도권을 잡는 데 성공했다. 유세장엔 ‘사나에’라고 쓰인 부채가 등장하는 등 ‘오시카쓰(押し活·좋아하는 사람을 열광적으로 지지하는 활동)’ 같은 양상도 나타났다.

자민당도 다카이치 총리를 전면에 내세우며 인지도 낮은 후보가 출마한 지역구에선 후보자가 아닌 다카이치 총리의 포스터만 게시할 정도였다.

다카이치 총리의 폭발적 인기에 대해 요시다 도루(吉田徹) 도시샤대 교수는 “첫 여성 총리이자 비(非)세습이라는 새로움에 대한 기대감”이라며 “무당층을 중심으로 지지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다카이치 총리는 유세에서 “평범한 맞벌이 샐러리맨 가정에서 자랐다”고 강조하며 ‘서민’ 이미지를 부각했다.

예상 밖 조기 해산을 강행한 뒤, “개혁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해 인기를 얻었다는 점에선 2005년 고이즈미 전 총리의 ‘우정해산’과 유사했다. 1996년 소선거구제 도입 후 처음으로 여당이 3분의 2 의석을 획득한 선거였다. 야당이 주목받지 못한 것도 그때와 마찬가지다. 국회 해산 전날 급히 결성된 제1 야당 중도개혁연합은 대패했다.

또 이번 선거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총리 시절 이탈한 자민당의 핵심 지지층도 돌아왔다. 반면에 급성장했던 국민민주당과 참정당 등 야권 보수정당은 현상 유지와 소폭 상승에 그쳤다.

자민당 압승이 한·일 관계에 끼칠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양국 협력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다카이치 정부는 이재명 정부와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갖겠다는 의지를 보여 왔다”며 “자민당 승리가 한·일 관계에 순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덕민 전 주일대사도 “미·중 간의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일방주의와 국제질서 붕괴 등으로 한국과 일본이 비슷한 고민에 처해 있다”며 “양국이 협력과 연대를 강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도 양국 관계의 시험대가 될 이달 22일 ‘다케시마(독도)의 날’과 관련해 “(다카이치 총리가 과거 주장했던) 장관급 파견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예년처럼 정무관급을 파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누키 도모코.유성운([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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