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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도 아닌데…" 흑산도 덮친 '톱니모양' 나방 정체

중앙일보

2026.02.08 13:00 2026.02.0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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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난화의 영향 등으로 아열대·열대성 생물이 대거 상륙하면서 국내 생물 종이 늘어나고 있다. 2024년까지 국내 서식하는 생물 종은 총 6만1230종이었지만 지난해 6만2604종으로 1374종 늘었다.

주로 인도나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 동남아시아에 서식해 남방계 나방으로 분류되는 주홍부전짤름나방. 지난해 9월 흑산도에서 채집되며 미기록종으로 국가생물종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국립생물자원관]

9일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가생물종목록에 새로 등록된 생물 종은 크게 두 부류다. 전 세계에서 국내에서만 발견된 ‘신종’과 다른 나라에 서식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된 ‘미기록종’ 등이다. 이은영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이중 열대지역에 주로 살면서 국내에 처음 보고된 미기록종은 2025년 총 29종이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9월 전남 흑산도 등에서 발견된 주홍부전짤름나방이다. 주로 인도·스리랑카·미얀마·보르네오 등 열대·아열대 지역에 분포하는 남방계 나방이다. 강렬한 주황색 바탕의 날개에 진한 푸른빛의 줄무늬와 뚜렷한 톱니 모양의 가장자리 선이 특징이다.

강원도 소양강 주변에서 발견된 거북딱정벌레도 원래 열대·아열대 지역이 주된 서식지인 종이다. 습한 낙엽층 밑에 살며 일본과 같은 온대 몬순 기후의 숲에서도 발견된다. 달걀모양의 짙은 갈색 몸통 위로 흰 털이 듬성듬성 나 있는 게 특징이다.

소양강 주변에서 발견된 거북딱정벌레 속의 한 종인 'Pseudochelonarium japonicum'의 모습. 거북딱정벌레속(Pseudochelonarium) 역시 대부분 열대, 아열대 지방이 고향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신종 어류 중에도 아열대·열대에 주로 서식하는 종이 발견됐다. 제주도 모슬포에서 발견된 띠별바라기다. 띠별바라기가 속한 별바라기과 어류는 인도양, 남태평양 도서 지역 등 전 세계 아열대·열대 바다의 모래 바닥에 몸을 파묻고 산다. 18~20종이 알려졌지만 띠별바라기는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종이다.

별바라기과의 한 종인 띠별바라기는 김진구 국립부경대 생물자원학과 교수가 제주도 모슬포에서 채집했다. 평소에는 모래자갈 속에 숨어 있다가 곤쟁이 등 소형갑각류가 접근해 오면 엄청난 속도로 튀어 올라 먹이를 가로채 다시 원위치로 되돌아오는 특이한 습성을 가졌다. [국립부경대]



아열대 곤충 비율 4년간 매년 증가


더운 지역에 서식하는 종이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건 추세적인 현상이다. 매년 발견되는 신종·미기록종 곤충 중 아열대성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게 그 근거다. 지난해 국립생물자원관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이 비율은 4%(425종 중 17종)였지만 2021년 4.4%→2022년 5.0%로 지속해서 올랐다. 이후 상승 폭이 더 가팔라져 2023년 6.5%→2024년 10.2%(370종 중 38종) 수준이 됐다.

특히 지난 2023~2025년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역대 가장 높은 해 1~3위를 기록할 정도로 온난화 경향이 뚜렷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곤충은 온도 변화에 매우 민감하고 이동성에 강해 환경에 따른 분포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생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전세계에서 강원, 경기, 경북, 충북 등 한반도 중부 지역에만 분포하는 벋음양지꽃. 2025년 신종으로 국가생물종목록에 등록됐다. [국립생물자원관]

한편 지난해 국내에서만 서식이 최초로 확인된 신종은 총 307종이었다. 분류군별로는 ▶무척추동물 215종 ▶원핵생물 76종 ▶식물 8종 ▶균류 7종 ▶어류 1종 등이다. 이중엔 이중엔 벋음양지꽃과 잎사귀큰요정갯지렁이도 포함됐다.



허정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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