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쉽게 지지 않는 팀” 성적보다 성장을 말한 파주 제라드 누스 감독, 지속 가능 축구 선택[오!쎈인터뷰]

OSEN

2026.02.08 15:2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사진]OSEN DB.

[사진]OSEN DB.


[OSEN=방콕(태국), 우충원 기자] K리그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파주 프런티어 FC가 초대 사령탑으로 외국인 감독을 선택한 결정은 단순한 화제성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신생팀이라는 특성상 성적뿐 아니라 구단의 뼈대를 함께 세워야 하는 상황에서 파주는 의외의 인물을 선택했다. 바로 외국인 제라드 누스 감독이 있다. 그리고 그는 그 선택이 왜 자신에게 왔는지를 비교적 담담하게 설명했다.

누스 감독은 15년 만에 한국 땅을 다시 밟았다. 이번에는 코치가 아닌 감독의 자리였다. 그는 “한국에 와서 정말 행복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흔한 수사가 아니었다. 태국 방콕 전지훈련지에서 만난 누스 감독의 표정과 말투에서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확신이 느껴졌다. 그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돼 정말 기쁘다. 한국에서 준비를 잘했고, 태국에서도 그 흐름을 잘 이어가고 있다”며 “15년 전 한국에서 가졌던 좋은 기억이 많았고, 다시 그 기억을 경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누스 감독은 자신의 약점도 숨기지 않았다. 1군 감독 경력이 길지 않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는 이를 단점이 아닌 ‘축적의 다른 형태’로 설명했다. “감독 경험만 놓고 보면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코치와 디렉터로 정말 많은 환경을 경험했다. 대표팀, 클럽, 문화가 다른 리그에서 배웠다”며 “이제 팀을 이끄는 역할에 도전하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는 매우 큰 기쁨”이라고 했다.

그의 경력은 단순히 한두 팀에 머물지 않았다. 유럽 클럽과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다양한 구조와 문화를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축구를 바라보는 관점도 넓어졌다고 했다. 누스 감독은 “좋았던 순간뿐 아니라 힘들었던 경험도 많았다. 그런 과정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돌아봤다. 파주행은 도피가 아니라 도전이라는 의미였다.

파주가 밝힌 ‘유럽 축구 이식’이라는 표현에 대해 누스 감독은 보다 입체적인 설명을 내놓았다. 그는 “유럽 축구를 그대로 복사해 오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파주에 모두 쏟아내고 싶다는 의미에 가깝다”고 했다. 전술과 훈련 방식뿐 아니라, 구단이 외부와 연결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까지 함께 만들고 싶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 네트워크가 결국 선수 개인의 성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훈련 철학 역시 명확했다. 그는 체력과 전술을 분리하지 않는다. “달리기와 웨이트만이 체력 훈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능하다면 모든 훈련 세션 안에 체력 요소를 포함시키는 걸 선호한다”며 “공을 가진 상태에서 움직이며 전술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체력을 끌어올리는 방식이 현대 축구에 더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술 주기화 훈련과 유사한 개념으로, 국내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방식이다.

그렇다고 한국 축구를 ‘바꿔야 할 대상’으로 보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는 한국 선수들이 가진 강점을 분명하게 짚었다. “열정이 있고, 예절을 중시하며, 배우려는 의지가 강하다. 선후배 관계 속에서 보이는 태도 역시 인상적”이라며 “축구를 떠나서도 한국 사람들은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있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누스 감독이 말하는 변화는 ‘대체’가 아니라 ‘결합’에 가까웠다.

선수단에 대한 평가는 아직 유보적이다. 그는 "동계훈련이 남아있다. 연습경기도 많이 펼치지 않은 상태"라면서 "경기를 더 펼치며 선수들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성급한 판단보다 관찰을 우선하는 태도였다. 

누스 감독은 스스로를 “아직 젊고 에너지가 넘친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실제 일정에서도 드러난다. 전지훈련 기간 동안 코칭스태프 미팅, 비디오 분석, 개별 면담이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 누스 감독과 코칭 스태프는 훈련장을 제외하고는 코칭 스태프를 위해 준비된 방에서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누스 감독은 “구단이 첫 출발을 하는 시기다. 발전을 위해서는 계속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며 “미팅이 많다는 건 그만큼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끝까지 그는 구체적인 목표 순위를 말하지 않았다. 대신 팀이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길 바라는지를 설명했다. “경쟁력 있는 팀, 쉽게 지지 않는 팀,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성장하는 팀”이라며 “팬들이 봤을 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투쟁하는 팀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했다. 특히 누스 감독은 파주의 축구의 아이텐티티에 대한 고민도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누스 감독은 세계적인 빅클럽의 예를 들면서도 현실을 잊지 않았다. “바르셀로나는 최고의 선수들이 있는 팀이다. 우리는 신생팀이고 아직 열려 있는 팀”이라며 “그래서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주는 이제 막 첫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성적 보다 중요한 것은 성장이었다. 제라드 누스 감독은 ‘멋있어 보이기 위한 축구’가 아니라 ‘지속될 수 있는 축구’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이미 파주의 전지훈련이 열리고 있는 방콕에서 펼쳐지고 있다. / [email protected] [사진] 파주 제공. 


우충원([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