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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도에 웃통 벗고 '헐크 세리머니'…가만히 지켜본 김상겸 웃픈 농담
중앙일보
2026.02.08 17:17
2026.02.0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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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올림픽 역사상 400번째 메달의 주인공이 된 스노보더 김상겸(37·하이원)이 금메달리스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김상겸은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벤야민 카를(오스트리아)에게 0.19초 뒤져 2위를 차지했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카를은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영하 10도에 가까운 날씨에도 상의를 벗어 던진 채 ‘헐크’를 연상시키는 포즈로 포효했고, 관중석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다.
김상겸은 곁에서 그의 세리머니를 가만히 지켜봤다. 경쟁자의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기다렸지만, 세리머니는 예상보다 길었다.
김상겸은 경기 뒤 “벤자민이 상의를 탈의하고 세리머니를 하길래 저도 탈의를 하고 싶었지만, 저는 벤자민만큼 몸이 안 좋았기 때문에 세리머니를 같이 해주진 못했다”며 웃었다.
카를에게도 이날 세리머니는 각별했다. 그는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승하며 2연패를 이뤘을 때 미처 하지 못했던 동작을 이번에는 꼭 선보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카를은 “베이징 때는 너무 감정이 북받쳐서 기회를 놓쳤는데, 오늘 드디어 기회를 잡았다”면서 “그 세리머니는 오스트리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키 선수인 헤르만 마이어에게 바치는 헌사”라고 말했다.
마이어는 올림픽 두 차례, 세계선수권 세 차례 정상에 올랐고 월드컵 통산 54승을 거둔 전설적인 선수다.
카를은 “마이어가 예전에 이 세리머니를 한 적이 있다”면서 “마이어 같은 포즈를 취하기 위해 도합 25년을 기다렸는데, 드디어 해냈다. 내 선수 생활의 정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1985년생으로 만 40세인 카를에게 이번 대회는 다섯 번째 올림픽이다. 그는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기록했다. 다만 4년 뒤 대회 출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카를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일이다. 지금은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몸 상태에 대한 자신감은 분명히 했다. 그는 “남자 선수가 50대에 시상대에 오르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엄청난 몸매는 50대까지도 유지할 수 있다”며 웃었다.
한영혜(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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