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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내리고 귀 뒤 압박하는 안경, 3D 맞춤 제작으로 불편 해소 [Health&]

중앙일보

2026.02.0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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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경 기자의 헬스박치기

3D 스캔으로 얼굴 구조 정밀 분석
형태·사이즈 맞춰 안경 프레임 제작
가격대 높지만 착용감 차이 분명해

Gettyimagesbank
안경은 늘 애매한 물건이었다. 안 쓰자니 시야가 흐려 불편하고, 쓰자니 얼굴에 거슬려 성가셨다. 근시가 있어 멀리 있는 글씨는 또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가까운 물체는 웬만큼 다 보여 필요할 때만 안경을 꺼내 썼다. 주로 TV를 보거나 장시간 노트북 앞에 앉아야 할 때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안경은 코끝으로 흘러내렸다. 그럴 때마다 손은 자동으로 안경테를 밀어 올렸다. 낮은 콧대를 문제 삼으며 같은 동작을 반복해 왔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마저도 귀찮아졌다. 안경을 끌어올리는 대신 내려온 안경 위치에 맞춰 자세를 고쳐 버티는 쪽을 택했다. 그렇게 안경은 불편한 게 당연하다고 여겨질 무렵, 개인 맞춤 안경을 제작한다는 곳을 찾았다.

지난 2일 방문한 서울 성수동의 브리즘 매장. 퍼스널 아이웨어 브랜드인 이곳에는 맞춤 안경 제작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안경 공장과 쇼룸이 마련돼 있다. 오전 11시 오픈 시간에 맞춰 상담 체험을 예약했다. 상담은 일대일 예약제로 운영된다.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가장 먼저 진열대 앞에서 프레임을 고르는 여느 안경원과는 시작부터 달랐다.

우선 사전 설문지를 작성했다. 안경을 쓰는 빈도와 사용 환경, 불편을 느꼈던 경험을 하나씩 적었다. 이어 정밀 시력검사가 이뤄졌다. 단순 시력 수치를 빠르게 확인하고 끝내는 절차가 아니었다. 양안 균형과 초점 전환 능력, 시야 특성 등에 대한 상세 설명이 뒤따랐다. 검사 결과는 경도 근시. 먼 곳의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 눈으로, 가장 흔한 굴절 장애 유형에 해당한다. 다행히 난시는 없었다.

곧이어 3D 얼굴 스캔을 진행했다. 양쪽 귀가 다 보이도록 머리띠를 착용하고 스캐너 앞에 섰다. 카메라가 돌며 정면과 측면에서 얼굴을 훑고 지나갔다. 잠시 뒤 화면에 나타난 입체 얼굴 데이터는 적나라했다. 좌우 균형과 얼굴의 굴곡, 눈·귀의 위치가 그대로 드러났다. 평소 거울로는 의식하지 못했던 미세한 비대칭의 차이가 수치로 표시되자 순간 당황스러웠다.

이 스캔에는 ‘페이스 룰러(Face Ruler)’ 기술이 적용된다. 얼굴 좌표 1221개를 인식해 얼굴 너비 등 주요 지표 18개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안경이 실제로 걸리는 지점을 기준으로 얼굴 구조를 분석한다. 이렇게 확보한 얼굴 구조 정보는 개인에게 맞는 프레임 크기와 형태를 찾는 데 활용된다. 이 데이터와 시력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퍼스널 비전 리포트’가 만들어진다.

Gettyimagesbank
상담을 진행한 전문 컨설턴트는 “사람마다 얼굴 크기와 눈 위치, 코 높이가 모두 다른데, 기존 안경은 단일 규격에 가까워 얼굴을 안경 프레임에 억지로 맞춰야 했다”고 설명했다. 안경을 쓸 때마다 흘러내리고 삐뚤어졌던 이유를 그제야 납득할 수 있었다.

이후 가상 시착이 이어졌다. 측정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추천한 프레임을 태블릿 화면에서 실제 착용하듯 비교했다. 프레임 디자인과 사이즈, 색상 선택지가 다양했다. 코패드와 브리지 형태까지 조합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취향에 맞게 원하는 옵션을 고르는 재미가 컸다.

안경은 3D 프린팅 방식으로 제작돼 완성까지는 상담 후 약 7일이 걸린다. 대량생산 제품보다는 가격대가 높지만, 얼굴에 맞게 설계된 만큼 착용감의 차이가 분명하다는 전문가의 설명이 이어졌다. 안경 착용이 유독 불편하게 느껴졌다면 문제는 안경 자체에 있었을지 모른다.



신영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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