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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가짜뉴스” 질타에…허리 숙인 대한상의, “팩트체크 강화”

중앙일보

2026.02.0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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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가짜뉴스’ 논란을 빚은 ‘한국 고액 자산가 해외 유출’ 보도자료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핵심 연구기구인 지속가능경영원(SGI)을 중심으로 사실 검증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이 9일 오전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경제단체 긴급현안 점검회의에서 상속세 때문에 고액 자산가들이 한국을 떠난다는 내용의 대한상의 보도자료와 관련해 허리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높은 상속세율 탓에 한국 자산가의 해외 유출이 늘고 있다는 해외 조사 결과를 인용한 대한상의 보도자료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가짜뉴스’라고 질타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 대통령의 문제제기 이후 주무 부처 장관들이 잇따라 비판에 가세하며 파장이 확산했다.



대한상의, 팩트체크 의무화 실시

대한상의는 9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외부 기관 통계를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채 인용해 국민과 시장에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한 점을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이번 일을 계기로 자료 작성과 배포 과정의 검증 체계를 전면 손질하겠다는 입장이다. 통계의 신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조사·연구 담당 인력을 포함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검증·분석 교육도 진행할 방침이다.

지속가능경영원(SGI)의 ‘팩트체크’ 기능도 강화됐다. 대한상의는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 출신인 박양수 SGI 원장을 ‘팩트체크 담당 임원’으로 지정하고, 대외 발표 자료에 대한 점검 절차를 이중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내부에서 자료의 산출 방식과 해석을 재검증한 뒤,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가 한 차례 더 확인하는 구조다. 미국 출장 중이던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이번 사태를 보고 받고 “책임 있는 기관으로서 데이터를 면밀히 챙겼어야 했다”며 사무국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경제단체 긴급현안 점검회의에서 발언하자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이 경청하고 있다. 뉴스1


산업부, 상의에 “엄중 책임 물을 것”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부도 강경 대응에 나섰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대한상의를 비롯한 산하 6개 경제단체를 소집해 ‘긴급 현안 점검 회의’를 열고 “주무 장관으로서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대한상의의 해당 보도자료는 법정 단체로서 공적 책무와 책임을 망각한 사례”라며 작성·검증·배포 전 과정에 대해 즉각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라 담당자 문책과 법적 조치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의에 참석한 박일준 대한상의 부회장 역시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허리숙여 사과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3일 대한상의가 영국 이민 컨설팅사 헨리앤파트너스의 데이터를 인용해 ‘한국의 고액 자산가 유출 규모가 세계 4위이며, 원인은 상속세’라고 주장한 보도자료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해당 자료에는 상속세와 자산가 해외 이주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뢰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엄정 대응을 주문했고, 대한상의는 같은 날 오후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이후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임광현 국세청장까지 공개비판에 나서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김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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