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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DSU중국학술토론회] “미·중 갈등은 장기전, 체제인식의 충돌이다”

중앙일보

2026.02.08 18:46 2026.02.0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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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미·중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관세무역의 긴장은 다소 누그러졌지만 경쟁의 초점은 기술·체제·안보로 옮겨갔다. 미국은 동맹의 역할 확대와 비용 분담을 강조하며 개입 방식을 조정하고, 중국은 장기전을 염두에 둔 관리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변화하는 국면 속에서 한국은 선택을 강요받기보다 무엇을 분명히 하고 무엇을 유연하게 남길지에 대한 정교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에 있다. 2월 5일 동서대학교 동아시아연구원은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와 공동으로 '2025 제2차 DSU 중국학술토론회'를 열어 미·중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번 토론회 주요 내용을 9회에 걸쳐 전한다.

이현태 서울대 교수 발제: 미·중 경제 갈등의 구조적 쟁점

'2025 DSU 중국학술토론회' 발제에 나선 이현태 서울대학교 교수는 미·중 경제 갈등은 관세 조정과 일시적 합의를 반복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양국의 경제 체제와 국제 질서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 구조적 대립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그는 “미·중 경제 갈등은 좋아졌다가 나빠지는 국면이 반복되고 있는데 이를 단기 현상이 아니라 담론의 충돌이라는 구조적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2월 5일 동서대학교 동아시아연구원과 중앙일보 중국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2025 제2차 DSU 중국학술토론회'에서 이현태 서울대 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 중국연구소

이 교수는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미·중 간 합의를 통해 최대 125%에 달하던 관세가 평균 18% 수준까지 낮아졌지만 핵심 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는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완화 국면에도 불구하고 미·중 경제 갈등의 본질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며 “양국이 서로의 경제 체제와 행위를 어떻게 인식하는 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미국이 지난 10여 년간 중국을 압박해 온 핵심 논거를 네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중국의 국가자본주의 체제가 시장을 왜곡한다는 비판이다. 미국은 국유기업에 대한 보조금과 정책 금융, 선택적 규제 적용이 민간 및 외국 기업과의 불공정 경쟁을 초래하고 과잉 생산과 글로벌 가격 왜곡을 낳고 있다고 보고 있다. 둘째는 기술 이전과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다. 셋째는 구조적인 무역수지 불균형, 넷째는 국제경제기구, 특히 WTO가 중국의 불공정 행위를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미국의 주장을 근거 없는 정치적 공격이자 패권 유지 전략으로 규정하며 정면 반박하고 있다. 이 교수는 “중국은 사회주의 시장경제가 자국이 선택한 정당한 발전 모델이며 각국의 발전 경로는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유기업 개혁과 혼합소유제 확대, 외국인 투자 환경 개선 등을 통해 시장 개방을 지속해 왔다는 점도 중국 측 담론의 핵심이다.

기술과 지식재산권 문제에서도 양국의 입장은 첨예하게 엇갈린다. 미국은 중국이 합작투자 강요, 기술 이전 요구, 국가 주도의 해외 인수합병 등을 통해 체계적으로 기술을 흡수해 왔다고 주장한다. 반면 중국은 강제 기술 이전을 법적으로 금지했고 외상투자법과 특허법 개정을 통해 지재권 보호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고 맞서고 있다.

무역 불균형을 둘러싼 인식 차이도 크다.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이 구조적 적자를 초래했다고 보지만, 중국은 양국의 저축·소비 구조 차이에서 비롯된 거시경제적 결과라는 입장이다. 이 교수는 “중국은 관세 인상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국민 부담으로 돌아간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국제경제 질서와 관련해서도 대립은 지속되고 있다. 미국은 WTO 체제가 중국의 규범 위반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제도 무력화에 나섰고 중국은 오히려 다자무역체제의 옹호자를 자처하며 WTO 개혁과 지역·양자 협정을 병행하고 있다.

이 교수는 “미·중 경제 갈등은 단기적인 정치적 타협으로 봉합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체제 인식과 전략적 이해가 충돌하는 만큼 불안정한 균형 속에서 갈등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이러한 미·중 갈등의 한가운데서 전략적 선택의 압박을 받고 있으나 이는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독자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협상력을 제고하며 새로운 역할을 모색함으로써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매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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