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NFL) 시애틀 시호크스가 11년 전 수퍼보울(NFL 결승전) 패배를 설욕하고 빈스 롬바르디(우승 트로피 애칭)를 들어 올렸다.
시애틀은 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60회 수퍼보울에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29-13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시애틀은 1974년 구단 창단 후 통산 두 번째이자, 2014년 제48회 수퍼보울 이후 12년 만에 왕좌에 복귀했다. 뉴잉글랜드를 상대로 복수전에도 성공했다.
시애틀은 2015년 제49회 수퍼보울에서 레전드 쿼터백 톰 브래디가 이끄는 뉴잉글랜드에 통한의 역전패(24-28)를 당했다. 당시 시애틀은 경기 종료 직전 24-28으로 끌려가던 가운데 1야드를 남겨두고 러닝백에게 공을 주는 대신 패스를 선택했다. 이때 뉴잉글랜드 코너백 맬컴 버틀러에게 인터셉션을 당해 다 잡았던 승리를 날렸다.
최우수선수(MVP)는 시애틀 러닝백 케네스 워커 3세가 차지했다. 워커는 이날 27번의 러싱 시도로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135야드를 질주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러닝백이 슈퍼볼 MVP를 차지한 건 1998년 터렐 데이비스(덴버 브롱코스) 이후 무려 28년 만이다. 쿼터백 MVP는 쿼터백이 34회로 가장 많고, 최근 3년도 쿼터백이 독식했다. 러닝백은 이번이 8번째 MVP 배출이다.
하프타임 쇼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세계적인 팝스타 배드 버니가 메웠다. 최근 열린 2026 그래미 어워즈에서 스페인어 앨범 사상 최초로 '올해의 앨범상'을 받은 배드 버니는 리바이스 스타디움을 콘서트장으로 바꿨다. 그는 무대 위에 사탕수수밭과 푸에르토리코 전통 가옥, 시골 농부들의 모습을 재현하며 고향의 역사와 문화를 전 세계에 알렸다. 공연 중반에는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결혼식 장면을 연출하며 깜짝 게스트로 등장해 관중을 열광하게 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원조 라틴 스타 리키 마틴도 무대에 올랐다.
이날 관중석엔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가 자리 잡아 눈길을 끌었다. 제이지와 비욘세의 딸인 블루 아이비가 엔드존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이 포착됐다. 저스틴 비버와 헤일리 비버 부부, 배우 애덤 샌들러 등 관중석에 자리 잡았다. 시애틀의 열혈 팬으로 유명한 배우 크리스 프랫은 시애틀 선수단 소개를 맡았다. 록스타 존 본 조비는 뉴잉글랜드 선수단을 소개해 박수 받았다.
1억3000만 명이 시청하는 미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수퍼보울은 경제 효과도 천문학적이다. 경기가 열린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리바이스 스타디움' 인근의 실리콘밸리는 물론이고 경기장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샌프란시스코 내 호텔까지 이미 수개월 전부터 객실이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샌프란시스코만 인근 베이 지역 스포츠 행사 유치를 전담하는 '베이지역유치위원회'(BAHC)는 수퍼보울 행사로 이 지역에 1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TV 중계 중간에 나가는 광고가 화제다. 올해는 '인공지능(AI)'이 광고 시간을 점령했다. 치열한 AI 기술 경쟁 속에 AI 기업들이 앞다퉈 광고를 내보냈다. AI로 만든 광고 역시 많았다. CNBC에 따르면 구글, 아마존, 메타, 오픈AI, 앤트로픽 등 빅테크와 주요 AI 기업은 물론 '젠스파크', '윅스'(Wix) 등 중소 AI 기업들도 올해 수퍼보울에 광고를 했다. 이 때문에 '수퍼보울이 아니라 AI볼'이란 농담까지 나왔다.
광고 단가도 천문학적 액수에 달한다. CNBC에 따르면 올해 수퍼보울 30초짜리 광고는 평균 800만 달러(약 117억원)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으며 완판됐다. 일부 광고는 1000만 달러(약 145억원)가 넘는 가격에 팔렸다고 CNBC는 전했다. 올해 수퍼보울 광고를 하지 않기로 한 일부 자동차 업체들은 비용 문제로 광고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업체들의 슈퍼볼 광고 감소 배경으로 CNBC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시작으로 공급망 문제, 관세, 전기차 시장 후퇴 등 자동차 산업의 불안정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