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끝까지 버텼기에 가능했던 37살 은메달' 김상겸, 늦어서 더 빛난 은메달, 37세의 증명[2026 동계올림픽]

OSEN

2026.02.08 21:47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우충원 기자] 가장 오래 기다린 선수가 가장 먼저 시상대에 올랐다. 대한민국 선수단의 맏형 김상겸이 생애 첫 올림픽 메달로 이탈리아에서 한국의 메달 레이스를 열었다.

김상겸은 8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손드리오주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벤야민 카를(오스트리아)에 0.19초 차로 뒤지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대한민국의 첫 메달이자, 김상겸 개인에게는 네 번째 올림픽 도전 끝에 처음으로 오른 시상대였다.

결승 레이스는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블루 코스를 선택한 김상겸은 출발에서 앞섰고, 1차 계측 구간을 0.17초 빠르게 통과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나 중반 구간에서 균형이 흔들리며 카를에게 다시 추월을 허용했다.

김상겸은 포기하지 않았다. 남은 구간에서 과감하게 속도를 끌어올리며 재역전에 성공했고, 결승선을 앞두고 마지막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마지막 구간에서 카를이 다시 한 번 치고 나오며 김상겸은 0.19초 늦게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결과는 은메달이었다.

상대는 올림픽 무대에서 이미 모든 것을 증명한 베테랑이었다. 카를은 밴쿠버, 소치, 베이징 올림픽을 거치며 메달을 수집해 온 세계 최정상급 선수다. 치열한 접전 끝에 나온 은메달이었지만, 김상겸은 감정을 드러내기보다 레이스를 곱씹는 표정으로 결과를 받아들였다.

이번 은메달은 김상겸에게 더욱 특별하다. 그는 세계선수권대회와 세 차례 올림픽 무대에서 번번이 시상대 문턱에서 멈춰 섰다. 네 번째 도전에서야 비로소 긴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었다.

강원도 평창 출신인 김상겸은 중학생 시절 스노보드를 시작했다. 육상 단거리와 멀리뛰기, 높이뛰기를 병행하며 다져온 폭발적인 순발력은 짧은 시간 안에 승부가 갈리는 평행대회전과 잘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선수 생활은 늘 순탄하지 않았다. 2011년 한국체육대학교 졸업 이후 실업팀이 없어 생계를 걱정해야 했고, 비시즌에는 일용직으로 생활을 이어갔다. 훈련 기간에도 주말 하루는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했다. 이후 실업팀이 창단되면서 훈련에 전념할 수 있었고, 그는 묵묵히 기량을 끌어올렸다.

이번 대회 역시 쉽지 않은 출발이었다. 1차 예선에서 18위에 머물며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2차 예선에서 순위를 끌어올렸다. 합계 1분27초18로 8위에 오르며 극적으로 결선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16강과 8강에서는 흐름이 따랐다. 잔 코시르와 로날드 피슈날러 등 강자들이 레이스 도중 넘어지거나 완주를 포기하며 김상겸에게 기회가 열렸다. 현장 해설진이 연이어 이변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만큼 예상 밖의 전개였다.

그러나 4강은 실력으로 증명했다. 블루 코스에서 테르벨 잠피로프를 상대로 중반 이후 역전에 성공하며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이 순간 김상겸은 이미 자신의 첫 올림픽 메달을 확보한 상태였다.

비록 금메달에는 닿지 못했지만, 김상겸의 은메달은 한국 설상 종목 역사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았다. 2018년 평창 대회에서 이상호가 따낸 은메달 이후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이자, 동·하계를 통틀어 한국 올림픽 통산 400번째 메달이었다.

이탈리아에서 길었던 침묵을 깬 주인공도 김상겸이었다. 선수단의 맏형은 가장 먼저 시상대에 올라 관중을 향해 큰 절로 인사했다. / [email protected]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충원([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