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집권 자민당이 지난 8일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역대 최다 의석 수를 확보하며 압승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아이돌급 인기’가 역사적 대승을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체 465석 중 316석을 차지했다. 개헌안 발의선이자 전체 의석의 3분의2인 310석을 훌쩍 넘는 수준으로, 기존 의석 수인 198석에서 118석이나 늘었다. 자민당이 1955년 창당한 이래 최다 의석이다.
자민당의 역대 최다 의석 수는 나카소네 야스히로 정권 시절인 1986년 총선에서 얻은 304석이다. 아베 신조 전 총리도 300석을 넘긴 적은 없었다. 일본 지역 언론들은 “단일 정당이 중의원(하원)에서 의석 수 3분의2 이상을 차지한 것은 태평양 전쟁 종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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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아소비보다 유튜브 조회수 1억뷰 달성 빨라
일본 언론은 “자민당의 역대급 대승은 다카이치 총리의 아이돌급 인기 덕분”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은 접전 지역구에서도 승리했는데 이는 다카이치 총리의 인기를 잘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총선 하루 전날인 지난 7일 도쿄 가스가 이소가와 공원에서 있었던 마지막 유세 현장에는 다카이치 총리를 보기 위해 약 1만 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고베신문은 “부채 등 아이돌이나 캐릭터의 응원에나 쓰일 법한 응원도구와 굿즈들이 유세 현장에 등장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자민당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다카이치 총리가 등장하는 30초 분량의 짧은 선거 메시지 영상이 공개됐는데, 이 영상은 공개 9일 만에 조회 수 1억뷰를 돌파했다. 일본에서 크게 인기 있는 2인조 그룹 ‘요아소비’의 메가 히트곡 ‘아이돌’의 뮤직비디오가 1억뷰를 돌파하는 데 35일이 걸렸는데, 이를 훌쩍 뛰어 넘는 기록이다. ‘아이돌’은 2023년 ‘최단 기간 1억뷰 달성 일본어 곡’ 중 하나로 꼽힌다. 그야말로 ‘다카이치 열풍’이다.
신조어도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사나매니아(サナマニア)’와 ‘사나카츠(サナ活)’가 대표적이다. 사나매니아는 사나에와 매니아의 합성어로 다카이치 총리의 열성 지지자를 뜻한다. 사나카츠는 사나에와 활동(活)의 합성어로 아이돌 팬 문화인 ‘오시카츠(推し活)’에서 파생된 말이다. 다카이치 총리를 응원하거나 추종하는 활동 전반을 일컫는다. 야후재팬은 “정치에 무관심했던 이들조차 다카이치 총리에 열광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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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 지지율 90%…‘노력형 자수성가’ 이미지 어필
특히 젊은 층의 열기가 뜨겁다. 블룸버그재팬에 따르면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18세부터 29세까지 젊은 층에서 다카이치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무려 90%에 이른다. 전임 총리들이 갖고 있던 전통적이고 엄격한 이미지와 달리 ‘평범한 사람이 노력하는 이미지’ 덕분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다카이치는 자민당의 기존 관행과 결별하려는 움직임 덕에 인기를 얻고 있다”고 짚었다. 유력 정치가문 출신인 전임자들과 달리 평범한 가문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다카이치가 새벽부터 출근해 열심히 일하는 이미지가 일본 국민, 특히 젊은 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재팬도 “젊은 층에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노력형 롤 모델’로 인식되고 있다”며 “드럼 연주를 하는 등 전통적인 정치인 이미지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이미지와 소셜미디어(SNS)를 잘 활용하는 부분도 인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