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법원이 국가보안법(국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민주화 운동가 지미라이(78)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고등법원은 이날 공판에서 라이에 대해 외국 세력과 공모·선동 등 3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0년형을 선고했다. 라이는 반중(反中) 성향 매체인 빈과일보 창업자다.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당시 국보법을 위반한 혐의로 2020년 12월 구속기소 됐다.
법원은 구체적으로 라이가 2019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빈과일보를 통해 전직 임원 6명 등과 공모해 선동적인 출판물을 제작한 혐의, 2020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미국을 포함한 외국 세력과 결탁한 혐의 등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홍콩 국보법 시행 이후 언론계 인사가 외국 세력과 결탁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은 첫 사례로 꼽힌다. 중국은 2019년 홍콩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불붙자, 이를 통제하기 위해 2020년 6월 국보법을 제정·시행했다. 이 법은 국가 분열,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 결탁 등 4개 범죄에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빈과일보는 중국의 압박으로 2021년 6월 문을 닫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서방국 지도자들은 라이의 석방을 요구해 왔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영국 시민권자인 라이 문제를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거론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라이는 공정한 재판을 받았다. 비판자들이 홍콩 사법 제도를 폄훼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홍콩 당국도 라이 사건이 “언론 자유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