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신당, 의석수 3분의 1 이하로 급감…입헌민주당은 의석수 85% 넘게 잃어
성급한 결합에 다카이치 인기 극복 못해…"정계 개편 추진력 상실" 관측
급조된 日최대야당 총선 참패…대표 사임에 존속 위기(종합)
'중도' 신당, 의석수 3분의 1 이하로 급감…입헌민주당은 의석수 85% 넘게 잃어
성급한 결합에 다카이치 인기 극복 못해…"정계 개편 추진력 상실" 관측
(도쿄·서울=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이도연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내각에 대항해 결성된 최대 야당 '중도개혁 연합'이 8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의석수가 3분의 1 이하로 줄며 참패했다.
9일 중도개혁연합의 노다 요시히코, 사이토 데쓰오 공동대표는 이번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공동대표직 사임 의사를 재차 밝혔다.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중도개혁 연합은 이번 선거에서 49석을 얻었다. 종전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 제3야당 공명당이 총선 직전 급하게 만든 중도개혁 연합은 기존 의석수가 167석이었다.
중도개혁 연합은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화를 비판하면서 중도 성향 유권자를 중심으로 온건한 보수·진보 표심까지 잡아 의석수를 늘리겠다는 전략을 구상했다.
신당을 대표하는 표어로 '생활자 퍼스트'를 내세우고, 고물가에 대응해 식품 소비세 감세를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민생 대책 수립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아울러 종교단체 창가학회에 뿌리를 둔 공명당이 지역구에서 1만∼2만 표를 좌우한다는 분석도 있어서 접전 지역구에서는 두 정당 간 결속이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의 인기 열풍이 일본 열도를 덮치면서 중도개혁 연합은 사실상 '역대급 패배'를 당했다.
또 원자력발전, 안보 정책 등에서 성향이 다른 두 정당이 물리적 결합을 시도했으나,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지 못한 것도 패인으로 평가됐다. 창당 시점이 너무 늦어 새로운 정당이 기존 지지층을 파고들지 못했다는 견해도 나왔다.
기존 공명당은 비례대표에서 상위 순번을 배정받아 후보자 28명이 모두 당선되며 오히려 총선 전(21석)보다 의석수를 늘렸다. 결과적으로는 큰 손해를 보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입헌민주당에서는 중진 정치인인 오자와 이치로, 에다노 유키오, 아즈미 준, 오카다 가쓰야 전 의원이 줄줄이 낙선했다.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입헌민주당 소속 당선자는 21명으로, 이번 총선 실시 이전 144명보다 85%나 줄어들었다. 입후보한 236명 중 당선자의 비율은 20.7%에 불과하다.
비례대표 상위 순번을 공명당에 내준 입헌민주당은 대다수 지역구에서 패배하면서 의석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중도개혁 연합이 승리한 지역구는 전국에서 단 7곳에 불과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자민당이 80개 선거구 중 79곳을 휩쓸었고 중도개혁 연합 후보는 노다 대표가 출마한 치바 14구에서만 당선됐다.
전통적으로 입헌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홋카이도에서도 자민당이 12개 지역구 중 11곳에서 압승했다. 홋카이도 10구에서는 중도개혁 연합의 후보가 당선됐다.
2024년 총선에서는 입헌민주당이 홋카이도 12개 선거구 중 9곳을 차지한 바 있다.
이에 입헌민주당은 공명당은 물론이고, 28석을 얻어낸 국민민주당보다도 의석수가 적어지면서 중의원 원내 제2당에서 제4당으로 전락했다.
입헌민주당 내에서는 공명당이 비례대표에서 상위 순번을 배정받은 데 대해 불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 신당 창당을 주도한 노다 요시히코 공동대표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노다 대표는 자신이 총리 시절이었던 2012년 당시 의회를 해산한 뒤 치러진 총선에서 자민당에 참패해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정권을 넘겨줬는데, 이번에 또다시 아베의 후계자로 불리는 다카이치 총리에게 패배하는 수모를 겪게 됐다.
노다 공동대표는 전날 선거 직후 기자회견에서 "대패의 책임이 매우 크다. 목숨을 던질 만하다"며 사실상 사임 의사를 밝혔다.
공명당 출신인 사이토 중도개혁 연합 공동대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에도 노다 공동대표와 사이토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 의사를 재차 밝혔다.
노다 공동대표는 중도개혁 연합 창당은 "모두 나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결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은 역시 내 능력 때문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두 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당 위원회에 사임 의사를 전달했으며 위원회는 이를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도개혁 연합은 오는 18일 총리 선출이 이뤄질 특별 국회까지 후임 대표를 선출하고 새 체제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노다 공동대표는 "우리 두 공동대표는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의 콤비였던 것 같다"며 "우리의 도전은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결과는 대패"라고 덧붙였다.
아사히신문은 중도개혁 연합이 정계 재편의 추진력을 잃었다며 "당의 존속을 위태롭게 여기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해 당 운영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해설했다.
교도통신은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의 참의원(상원) 의원은 중도개혁 연합 결성 이후에도 각각 이전 정당에 남았다"며 중의원에서 의석수가 대폭 줄어 참의원 의원들이 중도개혁 연합 합류에 신중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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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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