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전의 신(일명 쿼드 갓)’이라 불리는 일리야 말리닌(22·미국)을 넘어서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는 말리닌은 다른 동료들 사이에서도 동경의 대상이다. 오죽하면 한 선수는 “말리닌을 이기려면 ‘sweat blood(피땀)’를 흘려야 한다”고 했을까.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9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의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인 가기야마 유마와의 인터뷰를 전했다. 가기야마는 2021년과 2022년, 2024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 준우승자로 말리닌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 지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남자 싱글 은메달을 따냈다.
가기야마는 “말리닌을 따라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봤다. 내가 내린 결론은 조금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면서 “스핀이든 스텝이든 표현이든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피땀을 흘려 노력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일반적인 노력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뜻을 ‘피땀’이란 단어로 돌려 설명한 것이다.
가기야마가 극찬한 말리닌은 피겨스케이팅의 신과 같은 존재다. 지난해 12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 사상 최초로 프로그램 속 점프 7개를 모두 4회전(쿼드러플)으로 채웠다. 4년 전에는 4.5회전인 쿼드러플 악셀 점프를 인류 최초로 성공했다. 이제 전인미답의 5회전 점프까지 도전하는 이 종목 독보적 1인자다.
공교롭게도 말리닌이 신기원을 연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가기야마는 2위를 기록했다. 쇼트 프로그램까지는 말리닌을 압도했지만, 말리닌이 프리 스케이팅에서 점프 7개를 모두 쿼드러플로 채우면서 전세를 뒤집었다.
이 경기를 직접 지켜본 가기야마는 “말리닌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쿼드러플을 7회 연속으로. 그저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더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비결이 궁금하다. 신체적인 능력이 뛰어난 것인지 점프를 구사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인지 말이다. 무엇보다 그 재능을 점프와 곡예적인 스케이팅 스타일로 풀어내는 방법까지 안다”고 칭찬했다.
역대 동계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경기는 11일 쇼트 프로그램을 통해 일정을 시작한다. 이어 14일 프리 스케이팅으로 메달 색깔을 정한다. 한국에선 차준환과 김현겸이 출전한다.